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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사자 시신 수습 거부…젤렌스키 "반려동물도 그렇게 안해"

"시신수습계획 동의 안해…전사자 존중 없어" 비판

우크라 "시신 2000구 보관…러, 손실 은폐만 집중"

지난 27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서부 외곽 카라발타에서 우크라이나 참전 중 사망한 러시아군 병사의 장례식이 열렸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 병사가 최대 1만6000명 전사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자국 전사자 시신 수습을 거부하는 러시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반려동물이 죽어도 이래선 안된다”며 공개 저격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당국이 자국 전사자 시신 수습 계획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전사자와 유족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개나 고양이가 죽어도 이렇게 행동해선 안 된다"며 "러시아 병사들이 싸우고 있는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말하지만 그들은 동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러시아와 전사자 시신 교환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도 러시아에 실종자 명단 제시와 수습을 계속 요청해왔지만 러시아 당국 관계자들이 병력 손실 규모를 은폐하는 데만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러시아 당국은 전사자 시신을 원하지 않는다"며 "러시아 측에 시신을 가져가라고 말했지만, 아무 반응 안 한 채 '그렇게 할 것'이라고만 답했다"고 말했다.



베레슈크 부총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 병사 시신 최소 2000구를 보관 중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 측이 크름반도(러시아식 표기 크림반도)와 벨라루스에서 이동식 화장시설을 통해 일부 전사자의 시신을 처리하고 있으며, 나머지 시신은 수습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전사자 시신이) 들판에 방치돼 있고, 러시아는 이들을 데려가지 않고 있다"며 "폐허가 된 탱크 안에도 시체가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에 국제적십자위원회를 통해 실종자 명단을 보내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다만 러시아가 실제 전사자 규모를 자인하게 되는 만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351명이 전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서방과 우크라이나 측은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실제 전사자 수가 1만6000명 이상일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측은 7000~1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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