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공직자 1978명의 1인당 평균 재산이 16억2145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전 신고 재산보다 1억6629만 원 가량 늘었다. 코로나19 유행 등에 따른 경기 악화에도 집값 및 주가 상승 등이 공직자 재산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30일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을 관보(31일자)에 공개했다. 공개 대상은 행정부 소속 정무직, 고위공무원단 가등급, 국립대학총장, 공직유관단체장,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회의원, 시·도 교육감 등 1978명이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의 재산 변동 사항을 공개했다.
공개 대상자의 평균 재산은 동일한 대상자가 종전에 신고한 재산 평균 대비 1억6629만 원 증가한 16억2145만 원으로 집계됐다. 공개 대상자 중 재산이 10억 원을 넘는 공직자는 53.3%인 1054명에 달했다. 83%인 1641명은 이전 신고 때보다 재산이 증가했고 재산이 감소한 공직자는 17%(337명)에 그쳤다. 이들 고위공직자 재산이 증가한 배경에는 주택 공시가격 및 토지 개별공시지가 상승, 종합주가지수 상승 등이 있다. 이에 따른 재산 증가는 9527만 원(57.3%)으로 나타났다. 급여 저축이나 상속, 증여 등으로 인한 순재산 증가 폭도 7101만 원(42.7%)을 기록했다.
재산공개 대상자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은 사람은 이강섭 법제처장으로 총 재산이 350억6767만 원이다. 다음으로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차상훈 이사장(181억5991만 원)과 임준택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장(168억195만 원)이 뒤를 이었다. 중앙부처만 보면 이 처장과 김대진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133억2959만 원),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128억2658만 원)이 1~3위를 기록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종전보다 3275만 원 감소한 15억1043만 원을 신고했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3억4227만 원 증가한 45억6704만 원을,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억2791만 원 오른 27억1419만 원을 신고했다.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억2294만 원 증가한 59억226만 원을 신고해 1위에 올랐다. 이번 공개 대상자 가운데 36.7%(725명)는 1명 이상 직계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이 같은 고지 거부율은 지난해(34.2%)보다 2.5%포인트 올라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날 공개된 공직자 재산의 형성 과정을 오는 6월 말까지 집중해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재산심사 시에는 재산이 과다하게 증가하거나 감소한 경우, 직무상 비밀을 이용한 부동산 취득 여부 등에 대해 재산 취득 경위와 소득원 등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심사할 예정이며 특히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한 부정한 재산 증진 혐의 등에 대해서는 법무부 장관에게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또 재산심사 결과 재산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재산을 잘못 기재한 경우,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 경우 등에 대해서는 경고 및 시정조치, 과태료 부과, 해임 또는 징계 의결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연원정 인사처 윤리복무국장은 "앞으로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공직사회 구현을 위해 재산등록 및 심사제도를 엄정하게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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