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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키이우 병력 20% 재배치…철수 신호로 보기 어려워”

국방부 "벨라루스로 일부 이동"

동부 돈바스 공격 강화 나설 듯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30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 작전 지역에서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EPA/STR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의 군사 축소를 약속한 러시아군이 이 지역에 배치됐던 부대의 20%가량을 재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부대는 본국 철수 대신 벨라루스 등지로 향해 이번 조치가 공격 중단보다는 동부 지역에 대한 공격 강화 준비라고 분석된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30일(현지 시간) "지난 24시간 동안 키이우 인근 러시아 부대의 약 20%가 재배치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 중 일부는 벨라루스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키이우 북쪽으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러시아 병력을 통과시켰을 정도로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가까운 나라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에 벨라루스로 넘어간 부대는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 체르니히우와 수미를 공격했던 군대와 체르노빌 인근에 주둔했던 병력 중 일부다.

미국 측은 이번 재배치를 공격 중단을 위한 철수와 거리가 먼 움직임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커비 대변인은 "재배치 부대를 본국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만약 그들이 (회담에서) 말한 대로 공격을 줄이려 했다면 군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전날 우크라이나와의 5차 휴전협상에서 "키이우와 인근 지역에 대한 공격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커비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부대를 재정비하고 보급을 강화해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 작전에 투입하려는 의도로 본다"고 설명했다.



일부 주변 병력 감축에도 불구하고 키이우 인근에 대한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커비 대변인은 "공습이 전혀 중단되지 않았다"며 "키이우는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부대 재배치 이후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격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비디오 연설에서 "러시아가 돈바스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위해 부대를 재배치하는 상황을 확인했다"며 "이에 대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민간 용병 조직 와그너그룹을 통해 고용한 1000명의 용병을 돈바스에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와그너는 2014년 크름반도 병합 당시에도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열을 조장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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