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한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최 전 함장은 31일 오후 3시쯤 신 전 위원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장을 서울 서초경찰서에 제출했다. 그는 이날 “(신 전 위원은) 지난 12년 동안 ‘천안함 좌초설’ ‘잠수함 충돌설’ 등 허무맹랑한 음모론을 주장해 천안함 유족과 생존 장병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전 함장은 “(신 전 위원이) 작년 말 저와 당시 작전관을 군형법상 거짓보고와 함선복물죄로 고발해 서초경찰서가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자신을 지켜주던 군인을 고발하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년간 군과 정부는 음모론에 대응조차 하지 않고, 정치권은 천안함 사건을 정쟁으로 삼아왔다”며 “정부와 군이 나서서 음모론이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신씨는 ‘천안함 좌초설’을 제기하면서 인터넷 매체 등에 정부가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작했다고 주장해왔다. 신씨는 군과 합조단 관계자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010년 8월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신씨가 올린 게시물 중 일부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정부가 인양을 의도적으로 지연했다는 글에 대해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 포함돼 있지만, 비방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신씨는 2020년 9월 천안함 승조원의 사망 원인을 밝혀 달라는 진정을 위원회에 내기도 했다. 같은 해 12월 위원회 조사 개시가 결정되자 천안함 유족과 생존 장병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잇따랐고, 이에 위원회는 진정을 각하하고 위원장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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