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보유 중인 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새로 맺으면서 전세금을 4억 7000만 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종전 전세금에서 약 48%포인트 인상된 수치다. 해당 아파트의 공시가격 인상률은 10.9%였다. 양 의원은 계약 갱신시 임대료 증액 상한을 이전의 5% 이하로 제한하는 ‘임대차 3법’에 찬성한 바 있다. 양 의원은 임대차 3법을 우회한 것이 아니라 임차인의 자진 퇴거로 인해 신규 계약을 맺은 것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1일 공개한 2022년 국회의원 재산변동 신고 내역에 따르면 양 의원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130.23㎡) 임대보증금은 지난해 9억 7000만 원에서 14억 40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양 의원은 재산 변동 사유에 ‘세입자 변경’이라고 신고했다. 해당 아파트의 신고액은 공시가격 변동에 따라 19억 2400만 원으로 지난해 신고액 17억 3500만 원에 비해 1억 8900만 원(10.9%포인트) 상승했다. 55.9% 수준이던 공시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이 73%까지 오른 셈이다.
양 의원은 지난 2020년 7월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 처리한 ‘임대차 3법’에 동의한 바 있다. 임차인에게 계약갱신권을 부여해 최대 4년까지 임차할 수 있도록 하되 갱신시 전·월세금을 5%포인트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많은 임대인들이 신규 계약을 통해 전세금을 대폭 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나 문제가 됐다. 세입자 보호를 이유로 임대차 3법에 동의했던 양 의원 역시 신규 세입자를 받으며 전세금을 대폭 올린 셈이어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양 의원은 기존 임차인이 자진 퇴거한 뒤 새로 계약을 맺은 것이어서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물량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약 5년동안 임대차 계약 갱신이 있었지만 임대차보증금을 올리지 않았다”며 “갱신된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기 전 임차인이 나가겠다고 해서 임차권 등기를 설정한 뒤 새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대차 3법을 우회하려 했다는 지적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해당 아파트 외에도 양 의원은 서울 강남구 아파트(163.92㎡)와 경기 부천시 심곡동 대지(238.3㎡ 중 59.58㎡)·건물(466.8㎡ 중 116.7㎡)을 재산 목록에 올렸다. 공시가격은 각각 30억 8300만 원, 3억 5165만 5000원이었다. 금융 자산을 포함해 양 의원이 신고한 총 재산액은 96억 1773만 원이었다.
앙 의원은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통해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양 의원은 총선 출마 당시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을 받아 21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 더불어시민당에서 제명됐다. 이후 양 의원은 지난 1월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이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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