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폭언과 갑질을 한 지방의회 의장을 징계하고, 의장은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국가인권위는 31일 전라북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에게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에 대한 징계 조치 절차를 진행하고, 송 의장은 진정인인 김인태 전북도의회 사무처장에게 한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김 처장은 지난해 상갓집 문상에서 송 의장의 의전에 소홀했던 점과 관련해 화를 풀어주고자 의장실을 찾아 용서를 수십 번 구했으나, 송 의장이 화를 내며 욕하고 의장실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는 등 인격권을 침해 당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문상 당일 김 처장은 송 의장의 비서실장과 함께 장례식장 앞에서 늦게 도착하는 송 의장을 30분가량 기다리다가 먼저 도청으로 복귀했다. 이후 송 의장은 비서실장에게 전화해 '의장이 조문 중인데 먼저 가버렸냐'며 화를 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처장은 의전 실수를 사과하고자 의장실을 찾았으나 송 의장은 "임기 많이 남았지? 보이는 거 없어?" 등의 내용으로 10여 분간 소리를 지르고 여러 번 욕설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 의장은 김 처장이 의회 사무처 직원을 총괄하는 인사권자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던 중, 김 처장이 약속도 없이 의장실을 찾아와 용서해 달라며 무릎을 꿇기에 빨리 일어나라고 소리를 치며 의장실 밖으로 나가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송 의장이 조문 당시 상황과 관련해 김 처장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욕설하고 비아냥거리며 큰소리로 호통을 치는 등 언어폭력을 가했다는 점을 사실로 인정했다.
또 당시 의장실 문이 열려 있어 의회 사무처 직원들이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모두 들을 수 있어, 김 처장이 직원들 앞에서 극심한 모욕감과 자괴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인권위는 판단했다.
인권위는 "송 의장은 여러 차례 김 처장에게 사과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진정성 있는 사과로 보기 어렵다"며 "송 의장은 이번 진정 사건이 의전 문제가 아니라 인사권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처럼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등 2차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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