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열차 안에서 노인에게 욕설과 폭언을 내뱉은 젊은 남성의 영상이 공개돼 공분이 쏟아지는 가운데 피해 노인의 아들이라고 밝혔던 네티즌이 해당 남성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호선 패륜남 피해자 아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영상 속 피해 노인의 아들이라고 밝힌 A씨는 "현재 진행 상황을 올리는 게 여러분들에 대한 예의인 듯해 공유하고자 한다"면서 "처음 경험해 보는 일에 밤새워 뒤척이다 출근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A씨는 "금일 아버지를 설득해 지하철 수사대에 모시고 가 고소장을 접수하려고 했으나, 화를 내시며 이제 와서 완강히 영상 속 인물은 본인이 아니라고 하신다"면서 "설사 본인일지라도 이런 하찮은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셔서 다시 찾아뵙고 설득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A씨는 또한 "전문 변호사와 오전에 상담을 마쳤다. 민·형사 동시에 진행하자고 한다"면서 "설사 저희 아버지가 완강히 고소를 안 한다고 해도 다른 어르신들과 우리의 아버지들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매질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분이 이 계절에서 저 계절로 아프지 않고 건너가실 수 있길 바란다"고 적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1호선 패륜아'라는 제목으로 지난 16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 안에서 촬영된 영상이 빠르게 확산했다.
해당 영상을 올린 네티즌에 따르면 가슴에 보디캠을 달고 다니던 젊은 남성 B씨가 열차 내에서 주변 승객들에게 시비를 걸자 노인 C씨가 이를 제지했다.
그러자 B씨는 C씨에게 욕설과 폭언을 쏟아냈다. C씨는 아들뻘과 같은 B씨의 욕설에도 연신 "알겠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지난 29일 해당 영상을 보게됐다는 A씨는 같은 커뮤니티에 '유튜브 영상을 보고 저의 아버지임을 알고 손이 떨렸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자신이 C씨의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영상에 나오는 어르신이 저의 아버지 같은 느낌이 들더라. 설마 하면서 영상을 다섯 번을 더 돌려봤는데, 순간 손이 부르르 떨려왔다"면서 "지하철 라인이나 갖고 계신 휴대폰, 정황, 외모, 목소리가 곧 80살이 되시는 저의 아버지가 확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숨을 고르고 식당에서 나와 아버지께 전화를 드려 안부를 묻고 눈물이 나는 걸 꾹 참고 조심스레 여쭤봤다"며 "처음에는 완강히 부인하다가 그런 일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연세에 비해 건강했는데, 그날 이후 10일 동안 몸살로 앓아누우셨던 게 이상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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