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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떠나는 대통령의 지인까지 ‘알박기’ 하는 몰염치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 대우조선해양이 대표이사에 문 대통령의 지인 선임을 강행해 ‘알 박기’ 인사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 회사는 28일 주주총회에서 박두선 대표와 부사장 2인, 사외이사 4인을 새로 선임했다. 이 회사는 부실이 심각해 55.7%의 지분을 가진 산업은행의 주도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박 신임 대표는 문 대통령의 동생인 문재익 씨와 한국해양대 동기로 현 정부 들어 고속 승진을 거듭해 구설에 올랐다. 그는 2018년 1월 상무 직급으로 문 대통령에게 브리핑해 격에 맞지 않는다는 뒷말을 낳았지만 이후 전무를 거쳐 4년 만에 수장에 올랐다. 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1일 “비상식적인 인사가 강행된 것은 합법을 가장한 사익 추구”라며 감사원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산은 자회사의 최고경영자 인사가 통상 정권의 재가를 얻어 이뤄진 관행을 감안하면 정권 차원의 입김이 미쳤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2015년 이후 회생을 위해 4조 2000억 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됐고 매각과 경영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인데도 재무·영업 전문가가 아닌 생산 전문가를 대표로 앉힌 것은 순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현 정부는 임기 말에 한국공항공사·한국마사회·원자력안전재단·농어촌공사 등 많은 공기업·공공기관 수장에 친정권 인사를 앉혀 논란을 자초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직전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정권 교체기 인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다. 산은은 “민간 회사 인사에 산은이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고 청와대도 인사 개입을 부인하면서 “현 정부든 다음 정부든 정부가 눈독을 들일 자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염치가 있다면 현 정부는 알 박기를 멈추고 임기 말 인사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협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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