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연일 완화되면서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이후 완치된 직원 비율이 높아지면서 감염 확산 방지 목적으로 재택근무를 지속할 명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무실 밖에서 일하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거나 업무 시스템 활용이 불편하다는 이유도 출근 모드로 전환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A(27) 씨는 4월부터 재택근무에서 전면 사무실 출근으로 지침이 변경된다는 공지를 받았다. A 씨는 “우리 팀은 6명 중 5명이 확진됐고 다른 팀도 모두 팀원 절반 이상이 확진”이라며 “걸릴 사람은 다 걸렸으니 굳이 재택근무를 할 필요 없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울 정부부처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B(26) 씨도 “모든 부서에서 직원 절반 이상이 확진됐다”며 “슬슬 사무실 출근으로 변경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변화는 대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인 포스코그룹은 4일부터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사무실 출근 체제로 전환한다. 코로나19 확산 2년여 만에 대기업 중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사례다. 다만 임산부, 기저 질환자, 검사 결과 대기자 등은 계속해 재택근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여전히 재택근무를 유지 중인 다른 대기업들도 포스코의 결정을 계기로 점차 사무실 복귀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에 감염돼도 가볍게 앓고 완치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재택근무의 명분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고 대행사에 다니는 박 모(27) 씨는 “상사들은 재택근무를 하면 일을 안 한다고 생각해 사무실 출근을 선호한다”며 “굳이 재택근무할 이유가 없으니 점차 사무실 출근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영리단체에 근무하는 조 모(27) 씨는 “업무 특성상 사무실에서 팀원들과 즉각적으로 소통하며 일하는 게 편하다”며 “재택근무를 하며 메신저나 전화로 소통하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해 굳이 재택을 할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우리 회사는 4월부터 전면 출근이다” “4월부터 재택근무 빈도를 줄인다는 얘기가 나온다” 등의 반응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직장인들의 사무실 복귀 움직임은 정부의 방역 조치가 완화되는 영향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4일부터 2주간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1시에서 12시로 완화하고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은 8인에서 10인까지로 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행사·집회 등 나머지 방역 수칙은 현행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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