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원자재 대란으로 곤혹을 치르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아보카도'의 몸값이 나날이 치솟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지난 29일(현지 시각) 미국 내 아보카도 가격이 24년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장에 공급되는 아보카도의 80%는 멕시코 미초아칸주에서 수입된다. 이날 기준 미초아칸주에서 20파운드(약 9kg) 들이 아보카도 한 상자 가격은 38달러(약 4만6000원)를 수준으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액수다.
아보카도의 가격은 재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망 혼란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미국에서는 연초 NFL 결승전인 '수퍼볼'이 열릴 때 아보카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공급이 받쳐주지 않아 가격 상승을 초래한 것이다.
여기에 멕시코에서 발생한 '협박 사건'이 문제를 키웠다. 지난달 11일 멕시코 미초아칸주에서 미 농무부 직원이 살해 협박 전화를 받으면서 현지에서 아보카도 검역 작업이 중단됐다. 미 정부는 자국 아보카도 농가를 감염병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멕시코 현지에서 검수한 후 들여오기 때문에 검수 중단은 곧 수입 차질을 의미한다.
언론은 카르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아보카도 생산지인 미초아칸주는 아보카도 재배 수익을 노리는 카르텔들이 보호비 강탈, 납치, 절도 등 범죄를 일으키고 있는 지역인 탓이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달 19일 멕시코산 아보카도 수입을 재개한다고 밝혔지만, 아보카도 가격은 멈출 줄 모르고 치솟는 중이다. 미국 최대 아보카도 유통업체인 미션프로듀스는 최근 아보카도 가격을 50% 인상 조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방 정부의 데이터를 분석해 "올해 멕시코에서 들여오는 아보카도 물량은 전년 대비 역 8%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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