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제난에 허덕이는 스리랑카에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면서 수도 콜롬보 일부 지역에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로이터·AP통신 등 외신은 1일(현지시간) 수천명의 시위대가 이날 콜롬보 외곽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사저 앞에서 라자팍사 대통령을 향해 "집에 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사저 접근 차단을 위해 설치된 경찰차벽에 벽돌을 던지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대 진압에 나섰다. 스리랑카 정부는 시위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콜롬보 주요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선포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에너지난으로 순환 단전 조치가 계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민들이 매일 13시간씩 전기 없이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보유 외환이 바닥난 정부가 석유·석탄 수입을 제때 하지 못해 화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설상가상으로 건기까지 겹치며 전력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수력발전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전기 절약을 위해 거리엔 가로등까지 꺼지고 있으며 주요 증시도 운영이 단축됐다.
한 시위대는 순환 단전에 대해 "어떻게 먹고 살라는 거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이것은 정치적인 시위가 아니다. 국민이 이끄는 시위다. 이제 국민의 위력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이 주력 산업인 스리랑카는 2019년 4월 '부활절 테러'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는 민생을 살리겠다며 돈을 찍어내면서 수입 규제와 감세 정책을 펼쳤지만 물가는 급등했고 재정 적자가 심화하는 등 상황은 오히려 갈수록 악화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18.7%, 식품 물가는 30.2% 각각 올랐다. 인플레이션이 10년 만의 최악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전 원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최악의 전력난까지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스리랑카 당국과 차관 프로그램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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