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컵초(25·미국)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 왕관으로 장식할 기회를 잡았다.
컵초는 3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에서 계속된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00만 달러)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중간 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한 그는 2위 패티 타와타나낏(태국·10언더파)에 6타 앞선 단독 선두를 달렸다.
아마추어 시절 대학 골프 최고 선수로 군림했던 컵초는 2019년 LPGA 투어 데뷔 이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우승 없이 상금랭킹은 30위 근처를 맴돌았다. 이번 시즌 들어서도 혼다 타일랜드 공동 6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그는 이날 평균 297야드 장타를 날린 데다 약점으로 꼽힌 퍼트가 호조를 보인 덕에 거침없이 타수를 줄여나갔다. 64타는 컵초의 공식 대회 베스트 스코어이고, 16언더파는 2018년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의 14언더파보다 2타를 줄인 이 대회 54홀 최소타 기록이다.
이날 선두 시부노 히나코(일본)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컵초는 2~5번 홀 4연속, 10~12번 홀 3연속 버디 등 12번 홀까지 8개의 버디를 낚아 독주 태세를 갖췄다. 13번 홀(파4)의 유일한 보기는 17번 홀(파3) 버디로 만회했다. 시부노는 5타를 잃는 부진으로 공동 21위(4언더파)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했던 타와타나낏은 2타를 줄여 단독 2위에서 최종 라운드를 맞게 됐다.
통산 6승을 올린 제시카 코다(미국)가 3위(9언더파)에 올랐고, 2라운드에서 1타차 공동 2위에 나섰던 교포선수 애니 박(미국)은 1타를 잃고 4위(7언더파)로 밀렸다.
‘챔피언의 연못’으로 유명한 미션힐스CC에서 마지막으로 열리는 올해 대회에서 한국 선수의 다이빙 세리머니 연출은 쉽지 않게 됐다. 김효주(27)가 공동 5위(6언더파)에 올랐지만 컵초와는 10타나 차이가 난다. 김세영(29)이 공동 11위(5언더파), 박인비(34)가 공동 37위(2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7)은 2타를 잃고 공동 52위(이븐파)에 처졌다.
경기 후 컵초는 “이번 대회에서는 모든 샷이 좋다”면서 “메이저 대회에서는 퍼트를 잘 해야 하는데 이번 주에는 특히 퍼팅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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