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결정할 때 주요 지표로 삼는 실업률과 고용참가율이 안정되면서 5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 시간) 3월 실업률이 3.6%로 2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5월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미국 고용부가 최근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3월 실업률은 전월(3.8%)보다 0.2%포인트 감소했으며, 이는 직전 50년간 최저치였던 2020년 2월의 3.5%에 근접한 수준이다.
경제활동 참가율도 오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4월 60.2%까지 떨어졌던 미 경제활동 참가율은 2월 62.3%에 이어 3월 62.4%로 올랐다. 실업률은 산출 과정에서 비경제활동인구를 아예 제외하기 때문에 구직 활동을 단념하는 이들이 늘어나면 실업률이 줄어드는 빈틈이 있다. 이에 경제활동 참가율을 보조 지표로 활용한다. 3월 경제활동 참가율은 오르면서 실업률이 낮아진 것은 미국의 고용 시장이 그만큼 탄탄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비농업 일자리 수는 43만 1000개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49만 개)에는 못 미치지만 11개월 연속 40만 개 이상 늘었다. 이는 1939년 이후 최장 기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고용 걱정을 덜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릭 리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는 “결론적으로 연준이 6월까지 한 번 또는 두 번의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살아 있다. 1일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2.450%로 올라 10년물 금리인 2.377%를 넘어섰다.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보다 높아지면 1~2년 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중장기적으로는 경기 둔화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담겨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