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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10~20억달러 이익목표 아냐…정치·문화지형 바꿀 가능성”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위키피디아




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지분 9.2% 매입소식에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1.9%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0.81%,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30% 올랐는데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유럽연합(EU)이 석유와 석탄, 철강 등에 추가 제재를 할 수 있다는 소식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오른 배럴당 103.28달러로 다시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날 시장의 관심은 머스크의 트위터 지분인수였습니다. 앞으로도 기술주와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장중에 나온 머스크의 트위터 지분인수 의도에 대한 분석과 경기와 증시 전반의 분위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머스크, 즉각 이사회 자리 요구할 수 있어”…“전면 인수 가능성 배제 못 해”


이날 공시자료를 보면 머스크는 지난 달 14일 기준으로 트위터 주식 7350만주(9.2%)를 갖고 있고 이는 약 29억 달러가량 된다고 합니다. 뱅가드 그룹 같은 대형 투자자들보다도 많은 지분이자 공동창업자인 잭 도시보다도 4배가량 많은 지분을 갖게 되는데요.

현재 월가에서도 현지 매체서도 “왜 샀을까?”에 대한 똑부러지는 답이 없습니다. 머스크는 회사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연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수동적 지분(Passive stake)’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는 투자를 소극적으로 할 계획임을 나타내는 증권서류를 제출했는데 이는 그가 회사의 지배력을 추구할 의도가 없음을 의미한다”며 “머스크의 계획이 대주주 자리를 넘어서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습니다.

이럴 때는 거꾸로 가능성이 낮은 것부터 하나씩 제외하는 방법을 쓰면 좋은데요. 그럼 머스크가 투자차원에서 시세차익을 노리려고 한 것이냐는 생각부터 따져볼 수 있는데, 고든 해스켓의 돈 빌슨은 “머스크가 5억 달러나 10억 달러, 20억 달러를 벌자고 트위터에 온 것(주식을 산 것)이 아니”라며 “머스크는 트위터에 상당한 위협이며 (그가 어떻게 나올지) 상상력을 발휘해라”고 했습니다.

머스크가 최소한 투자이익을 내려고 트위터 주식을 산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집계처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포브스는 머스크의 순자산을 약 3000억 달러 정도로 보는데요. 물론 5억 달러, 10억 달러도 적은 돈은 아닙니다. 투자 이후로 주가가 50% 급등하기도 했는데요. 그의 자산을 보면 빌슨의 말처럼 주가상승을 보고 투자했다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지긴 합니다.

빌슨은 머스크가 사모펀드 회사인 실버 레이크와 연이 있으며 이 업체가 그에게 딜을 권유하기도 했었는데 이 실버 레이크의 공동 최고경영자(CEO) 에곤 더반이 트위터의 디렉터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합니다. 트위터를 잘 아는 사람과 의견을 나누었다면 단순 투자이상의 목적이 충분히 있을 수 있죠.

수동적 지분이라고 한 것도 능동적 지분이라고 바뀔 수 있다는 예측도 많습니다. 일단 처음에만 수동적이라고 했다는 건데요.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머스크는 더 공격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트위터를 인수할 수도 있다”며 “소셜미디어에 대해 그가 언급해온 것을 감안하면 인수는 가능한 얘기”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경우 이사회 몫을 달라는 일부터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조시 브라운 루트홀츠 웰스매니지먼트 CEO는 “머스크가 창업자 잭 도시보다 4배의 지분을 갖고 있다”며 “그는 이사회 자리를 즉시 원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지분 보유사실 10일 뒤에 공개…SEC에 대한 반발·표현의 자유 갈망도 커”


미 경제 방송 CNBC가 머스크의 속내와 관련해 지난 1월 말에 있었던 트윗을 소개했는데요. 2014년 선거자금 관련 문제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보수성향의 전문가 디네쉬 드소자가 머스크에게 “메이저 소셜미디어를 인수하면 극적으로 정치와 문화적 지형을 바꿀 수 있다”고 트윗을 남기자 “흥미로운 생각(interesting ideas)”이라는 답을 남겼다고 합니다.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무엇보다 중요 시하는 인물이죠. 테슬라 주가에 관한 발언을 트위터에 남겼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갈등을 수차례 빚었습니다. “테슬라의 주가가 너무 높다”는 얘기도 했었고 SEC는 비난하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죠.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주정부와 영업문제로 부딪힌 뒤 본사를 텍사스로 이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도 머스크가 SEC의 규정을 어겼는데요. 지분 5% 이상을 취득하면 10일 이내에 관련 사항을 공시해야 하는데 머스크는 21일 뒤에 이를 알렸습니다.

10일 간의 기간이 끝난 다음 날인 3월25일에는 공시 대신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에 필수적이다. 당신은 트위터가 이 원칙을 잘 지키고 있다고 보느냐”는 설문을 올렸는데요. “이번 조사 결과가 중요하다. 신중하게 투표해 달라”고 했죠.

머스크가 했던 설문조사.




따져보면 이 설문을 올릴 당시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을 대규모로 보유한 상태였습니다. 외부에 알리지 않았을 뿐이지 본인은 알고 있던 상태죠. 그런 상황서 이런 설문을 올렸다는 것은 트위터의 운영방침에 불만이 있으며 지분취득을 통해 이를 바꾸거나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인수해 통째로 바꿔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앞서 설명드렸듯 많은 매체들이 머스크의 의도를 “불분명하다”고 하는데요. 그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이지만 이 말은 머스크가 경제적 동기보다는 다른 동기가 있다고 해석할 여지를 보여줍니다. 머스크는 지분 보유 후 “새로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그는 알고리즘을 비롯해 트위터의 운영방식에 많은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캐스센드 증권의 애널리스트 에릭 로스는 “일론 머스크에게 수동적 지분은 없다”며 “그는 명확히 (무언가를 더 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몇 가지 질문이 남는데요. 머스크의 움직임을 테슬라 주주들이 어떻게 볼지가 1차로 중요하겠습니다. 이날 테슬라 주가가 5.61% 오르긴 했죠.

추가로 머스크가 SEC와 연방정부에 대항하기 위한 도구로 트위터를 이용하려고 할 경우 미국 정부가 가만히 있겠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직간접적으로 머스크의 사업이 피해를 볼 수 있는데요. 월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이던 워싱턴포스트(WP)를 갖고 있던 제프 베이조스가 아마존의 사업에 큰 영향을 받았던 사례가 있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합니다.

“중립금리 어딘지 찾기 어려워”…부정적인 모건스탠리 이번엔 “베어마켓 랠리 끝났다”


마지막으로 경기와 증시에 관해 추가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경기에 관해서는 계속해서 침체 가능성을 걱정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요. 시기적으로는 지난 주말, 사건적으로는 2년과 10년 물 국채금리 역전 이후 조금 더 그런 느낌입니다. 제이슨 트레너트 스트레테가스 CEO는 이날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는데요.

노무라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덴트는 “올해 경기침체가 안 올 것 같지만 100%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며 “2024년에는 완만한(mild) 침체가 올 수 있는데 이는 아마도 실업률이 2%포인트 정도 높아지고 수분기 동안 GDP 성장률이 낮아지는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도 경고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그는 미국의 소비와 경제가 강한 모습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미국경제의 리스크를 극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스티펠의 린제이 피그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긴축에 향후 21개월 내에 경기가 침체될 확률이 50%를 크게 웃돈다”고 전했는데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 경제의 리스크를 극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연준이 중립금리가 어디인지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연준은 이상적인 금리수준을 말하는 중립금리를 2.5% 정도로 보는데 현 상황이 실제로 그런지 자신하기가 어렵다는 뜻이죠. 중립금리 자체를 너무 낮게 판단하면 뒤에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중립금리에 대한 판단이 힘들다는 건 목표가 어딘지를 모른다는 말과 같다는 점입니다. 목표를 모르면 십중팔구 헤매게 돼 있습니다. 앞으로는 중립금리가 어디냐에 대한 논쟁도 커질 것 같습니다.

이렇다 보니 증시 우려도 커지는데요. 그동안 계속해서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던 모건스탠리는 베어마켓 랠리가 끝났다며 최근의 증시 상승세가 종료됐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베어마켓 랠리는 약세장으로 가기 전에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주식 전략 최고책임자는 “성장 우려가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주식보다 채권이 좋아지고 있다”며 “베어마켓 랠리는 끝났다”고 단언했습니다(모건스탠리가 그동안 부정적이었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최고 미국 주식 전략가도 지난 주말 “지난 주 국채금리 역전 이후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찾아올 어려운 시기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물론 다 이렇게 보는 건 아닙니다. JP모건은 증시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이고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듯 금리역전 이후에도 실제 침체가 오기까지에는 시간이 있다는 분석이 여전하지요. 어쨌든 이날도 증시는 올랐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점, 연준의 전망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반드시 명심하고 있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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