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업인이 나치로부터 유대인을 구하는 내용을 담은 1993년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서 빨간 코트를 입은 소녀로 출연했던 배우가 현재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영화 출연 당시 3세였던 이 배우가 29년이 지난 지금 폴란드에서 난민을 대상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은 폴란드 국적의 올리비아 다브로프스카(33)가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 크라쿠프시(市)에서 난민들을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라쿠프시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는 우크라이나 난민 19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브로프스카는 3세 때인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출연했다. 이 영화에서 다브로프스카가 빨간 코트를 입고 나오는 장면은 컬러 화면으로 나오는 몇 안 되는 장면이다. 영화 주인공인 오스카 쉰들러는 이 소녀의 사망을 계기로 유대인 탈출을 돕게 된다. 이에 따라 영화 개봉 이후 ‘빨간 코트를 입은 아이’는 홀로코스트 희생자의 상징으로 남았다.
다브로프스카는 최근 하던 사업을 잠시 멈추고 폴란드 국경에 도착한 난민들을 돕고 있다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했다. 난민들이 지낼 수 있는 가정을 찾아주거나 그들에게 폴란드의 주요 도시로 가는 방법을 안내하는 일이 그의 주요 업무다. 그는 “이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전쟁)에 대해 어떠한 준비도 할 수 없다. 이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이날(4일)까지 약 한 달간 외국으로 떠난 우크라이나 난민 수는 420만 명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인구의 9.7%에 달하는 수치다. 18세 이상 60세 이하 우크라이나 남성은 강제 병역 대상이기에 난민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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