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투자은행(IB)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사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인플레이션과 전쟁으로 인한 리스크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4일(현지 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다이먼 회장은 이날 주주들에 보낸 연례 서한에서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팬데믹으로부터의 미국 경제 반등 △고물가와 이로 인한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인도주의적 위기 등 세 가지가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먼 회장은 “이들 세 요소는 우리가 과거에 경험한 것과 전혀 다른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들의 융합이 리스크를 극적으로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평화로운 해결 방법도 있지만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이먼 회장의 이번 서한은 지난해 4월 편지와 많은 부분이 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지난해 다이먼 회장의 주주 서한에는 “세계가 팬데믹에서 벗어나며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를 맞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담겼다. 인플레이션이 동반되는 빠르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완만한 금리 인상에 힘입어 경제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이날 다이먼 회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유럽의 분쟁이 시장을 뒤흔들고 동맹을 재편성했으며 세계 무역 패턴을 개편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부터 호주·일본·한국까지 민주주의 서방 세계를 단합시키고 있다며 미국이 희토류·5G·반도체 등 국가 안보에 필수인 물자를 자체 생산하거나 우호적인 동맹국에만 의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잠재적인 적국과는 중요한 기술을 공유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이먼 회장은 덧붙였다.
다이먼 회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팬데믹 시대의 경기 부양이 과도했고 너무 오래 지속됐다”며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가 더 크게 오를 것이고 이는 큰 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과 대러 제재에 대해 다이먼 회장은 “세계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고 상황은 쉽게 악화할 수 있다”면서 “전쟁의 예측 불가능성과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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