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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 장애인 내부 착취 다룬 '복지식당', 복지 사각지대에 울린 경종(종합)

'복지식당' 스틸 / 사진=인디스토리 제공




영화 '복지식당'이 장애인 복지의 사각지대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여기에 장애인 사회 내부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착취를 다루며 다양한 인간 군상도 보여줬다. 누군가에겐 불편함이지만, 또 다른 이에겐 삶 그 자체인 이야기다.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복지식당'(감독 정재익 서태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정재익, 서태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민상, 임호준, 한태경, 송민혁이 함께했다.

'복지식당'은 사회 곳곳 제도의 모순으로 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인권과 기본권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사고로 장애인이 된 청년 재기(조민상)가 세상의 수많은 문턱을 넘어 재기하려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장애인 감독의 자기 체험과 비장애인 감독의 객관적 시선이 어우러져 빚어낸 진정성 있는 리얼리티 휴먼 드라마로, 비장애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인들의 진짜 삶 속에서 사회 구성원의 존엄한 삶을 위해 문제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작품은 정재익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서 감독은 "장애인 단체의 요청으로 장애인 영화를 만들고자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정 감독님은 참여자 중 한 명이었다. 당시 정 감독님이 써 오신 수필 같은 글이 있었는데, 본인의 경험이었고 만들 의지가 대단하시더라"며 "정 감독님이 이 영화를 완성할 수 있도록 내가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애인이 된 재기가 같은 장애인인 병호(임호준)에게 착취를 당하는 게 작품을 끌고 가는 큰 줄기다. 사회 구조적 문제를 꼬집으면서 장애인 내부 사회도 고발한다. 이에 대해 서 감독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우리가 전문적으로 다루기엔 지식의 한계가 있더라. 가장 중요한 건 장애인이 되는 과정"이라며 "그걸 따라가다 보면 현재 장애인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합리한 상황을 마주할 수 있겠다 싶었다. 병호는 장애인 사회의 빌런으로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했다.

장애인 내부 문제를 다룬 게 작품의 차별점이라고. 서 감독은 "병호의 폭력과 착취는 꼭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2년 동안 장애인 사회에서 함께 지내면서 수차례 내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이라며 "처음에는 정 감독님도 내부에 있는 분이라 두려워하셨지만, 시나리오를 쓰면서 마음이 맞게 됐다"고 말했다.

또 서 감독은 '복지식당' 제목의 의미에 대해 전했다. 그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복지라는 시스템과 현실, 그리고 장애인 내부 사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단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단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식당 같은 경우는 삶에서 편안하기도 하고 생존과 일상이 교차되는 곳이지 않냐. 우리 영화 속에서 많은 폭력과 착취가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장애인 가족인, 비장애인 은주(한태경)를 통해 가족들의 아픔도 표한다. 서 감독은 "장애인은 사회적 약자인데, 장애인 사회에서 장애인 가족은 더 약자인 게 현실이다. 또 활동 지원사 중에서도 불편한 현실을 맞이하는 가족도 있다"며 "사회적 약자 중 더 약자인 분들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민상은 잘못된 장애인 등급으로 복지의 혜택에서 멀어진 재기 역을 맡았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굉장히 화가 많이 났다. 또 배우로서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라 욕심이 났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순진한 장애인을 등쳐 먹는 일에 능한 병호를 연기한 임호준은 "서 감독님의 단편 작품에 출연한 인연으로 이번 작품도 함께하게 됐다.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이게 실제 이야기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 영화가 개봉을 하게 된다면 내가 느꼈던 충격과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재기의 사고 이후 재기까지 돌보며 힘들게 살고 있는 사촌누나 은주로 분한 한태경은 "분개했다. 지금도 정 감독님의 장애 등급이 1~2등급으로 바뀌는 게 소망"이라며 "더 많은 분들이 보셔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 이 영화가 성공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작품을 촬영하면서 장애인에 대해 편견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조민상은 "평소 장애인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장애인은 무조건 도와야겠다는 마음이었다"며 "그런데 정 감독님과 서 감독님의 관계를 보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아니라 친구 같더라. 거기서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한태경은 "촬영을 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전반적인 상황에 놓여 있었다. 자연스럽게 문제가 있고, 어떻게 해결해 가야 하는지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송민혁은 "내가 모르고 지내는 게 많구나 싶었다. 제주도에서 시사회를 했는데, 장애인 콜택시를 3시간 동안 기다린 적도 있었다"며 "그런 부분을 직접 겪으니 앞으로 개선해야 될 일이 많구나 싶다"고 말했다.

최근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장애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이를 이슈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장애인 이동권은 삶이다. 정치권과 협의해 잘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서 감독은 "늘 이맘때가 되면 이런 문제가 나온다. 정치권에서고 계속 이슈화해 논쟁 거리를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며 "비장애인들에겐 불편한 상황일 수 있다 장애인에게 생존이 달린 문제다. 이들이 왜 계속해서 길거리로 나와서 투쟁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 사람의 목소리를 더 경청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어 "개선이 시간이 걸린다고 하지만 듣고자 하는 열망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악순환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복지식당'은 14일 개봉된다.

영화 ‘복지식당’ / 영상=유튜브 채널 ‘우리집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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