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현 정부의 조직 체계에 맞춰 내각을 인선하겠다고 밝혔다. 조직 개편을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루겠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폐지' 입장을 재확인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함께 발표할 방침이다. 무리한 정부 조직 개편보다 물가 급등으로 어려워진 민생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인수위는 물가 원가 상승 압박을 받는 식품 대기업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의 약 2배 인상도 추진하기로 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7일 브리핑에서 “최근 국내외 경제 문제, 외교 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민생 안정과 외교안보 등 당면한 국정 현안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조각도 현행 정부 조직 체계에 기반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폐지 대상인 여가부 장관도 일단 임명하기로 했다.
조직 개편 논의는 정부 출범 이후에 진행할 방침이다. 특히 여소야대 상황임을 감안해 더불어민주당과도 충분히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위원장은 “새 정부는 시급한 민생 현안을 최우선적으로 챙기겠다”며 “차분하고 심도 있게 현재의 시대 흐름에 맞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만들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직 개편을 미루고 정책의 방향을 물가 등 민생에 맞출 정도로 최근 경제의 악재는 넘쳐난다. 무엇보다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전방위 악재는 치명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 경기가 둔화할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성장률 둔화, 물가 급등, 미국 금리 상승, 원자재 대란 등의 복합 위협에 맞닥뜨린 것이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물가 상승을 억제할 대책부터 내놓고 있다. 인수위는 포스코인터내셔널·팬오션·CJ 등 곡물·사료를 수입하는 식품 대기업의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현행 102분의 2에서 104분의 4로 약 2배 올리기로 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곡물과 사료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식품 업계의 원가 상승 압박이 상당하다”며 “의제매입세액공제율 인상을 통해 가격 상승 요인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아울러 해외 곡물 유통망 확보 지원 및 인센티브 부여 등도 주요 국정 과제로 확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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