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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文정부선 외면했지만…수입 농축산물 '세액공제 확대'부터 꺼냈다

■취임 전부터 복합위기…尹정부 물가 해법은

외식업 원가상승 압력 낮추고 전기·가스요금 인하 추진

"추경이 물가상승 자극 할수도" 우려에 규모 축소도 검토

"물가 못 잡으면 5년 내내 흔들린다" 인수위 총력전 예고

안철수(가운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9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욱 기자




복합 위기의 징후가 더 짙어졌다. 높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유지되고 있고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 커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더 빨라질 조짐을 보여 우리나라의 금융시장도 불안불안하다. 기업이라고 버텨낼까.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3월 93에서 4월 83으로 10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무역수지는 적자 양상이 확연해졌다. 이런 와중에 물가는 급등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하기 전부터 ‘경제 위기’의 한가운데 서 있는 형국이다.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면 ‘일 잘 하는 작은 정부’는 시작부터 큰 상처가 나 5년 내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물가부터 꽉 잡겠다고 나선 이유다.

인수위는 우선 곡물·사료를 수입하는 식품 대기업의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늘려 가공식품과 외식 업계의 원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대책을 주요 국정 과제로 준비하고 있다. 가공식품(6.4%), 외식 물가(6.6%)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전기 요금과 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 인하 방안 역시 마련하고 있다. 인수위는 그동안 공을 들인 코로나19 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역시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축소까지 검토하는 등 모든 과제의 방향타를 물가 안정에 두고 국정 과제 선정과 공약 이행 착수에 나섰다.

사진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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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수위와 식품 업계에 따르면 인수위는 포스코인터내셔널·팬오션·CJ 등 식품 대기업의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기존 102분의 2에서 104분의 4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제매입세액공제란 농축산물 등의 매입분에 대해 일정 금액을 매입 세액으로 공제하는 제도다. 인수위가 대기업의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올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물가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대기업의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은 특정 대기업을 지원하기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건드리지 않았다.

식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위가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공식품, 외식 물가 상승을 상당히 우려했다”며 “인수위는 국정 과제에 의제매입세액공제 인상 등 식품 기업의 원가 상승 압력을 줄이는 대책을 집어넣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곡물가격지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2월 기준 144.8포인트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4.8%를 기록하는 등 식품 업계의 대두·밀 등 원재료 구매 비용을 상승시키고 있다. 이에 인수위는 기업의 곡물과 사료 구매 비용 지원을 위해 저리 자금 지원, 세제 감면 등도 확대해 추진하기로 했다. 또 식품 기업이 해외 곡물 유통망을 확보할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기초 식량 작물의 비축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인수위는 식품 기업의 비축 물량 저장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도 세제 혜택 등의 지원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위는 공공요금 인하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물가를 포함한 민생 안정 대책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며 “올라가는 물가에 공공요금까지 올라가는 현실을 이어받는 현재 경제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기 요금과 가스 요금, 통행료 등 공공요금 인하를 시사했다.

정부 관계자는 “물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당선인의 공약 중에서 고물가에 따른 국민 부담을 경감하는 공약을 우선 이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전기 요금 동결 등을 비롯해 전기차 충전 요금 5년 동결 등 공공요금 인하를 공약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의 월세 세액공제 확대와 전세 자금 소득공제 확대를 통한 주거비 경감, 실내체육시설 이용료에 소득공제 확대 등의 공약 등도 물가 인상에 따른 가계비 경감 차원에서 주요 국정 과제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위는 추경도 물가를 고려해 규모와 재원 마련 방법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금 지원으로 대규모 유동성이 추가로 풀리면 물가 상승 압박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 공약인 방역지원금 600만 원 추가 지급만 이뤄져도 약 20조 원이 풀릴 수 있다. 여기에 손실보상 소급 적용이 이뤄질 경우 현금 십수조 원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물가 문제 때문에 추경 50조 원 공약이 축소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현금 지원이 아닌 방식을 검토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굉장히 심해지고 있다. 그리고 금리도 올라가고 있다”며 “이럴 때 많은 돈이 갑자기 풀리게 되면 금리 인상 효과가 사라져서 금리를 또 더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가계부채가 많은 사람들은 굉장히 이자 부담이 크다”며 “그런 악순환을 어떻게 하면 최소화하면서도 손실보상을 해드릴 수 있을지 최선의 방법을 지금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피해 지원 규모 중 세금 감면이나 세액 공제 등 통화량을 늘리지 않는 방안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세액공제라는 (지원) 방법은 통화량이 늘지 않는다”며 “이런 방법을 조화롭게 믹스해서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는 고민을 코로나특위와 경제 1분과가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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