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학생들은 결국 중간고사를 치를 수 없게 됐다. 방역 당국이 지난 7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시험관리 계획을 마련할 경우 코로나19 확진 학생의 중간고사 응시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교육부가 기존의 응시 제한 원칙을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평가의 공정성·형평성 문제와 교내·지역사회 감염 확산, 학교의 부담 등을 고려했다는 게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교육부는 학교 현장의 의견을 토대로 △학생평가의 공정성과 형평성 유지 △교내 및 지역사회 감염위험 △학교 현장의 평가 외 방역업무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확진 학생의 중간고사 응시 제한 원칙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교육부는 전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확진 학생의 중간고사 응시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발표하자 이날 시도교육청과 비상 점검·지원단 회의를 개최해 이를 논의했다.
이달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실시되는 중·고교 중간고사에 확진 학생들이 응시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요구가 커지자 방대본은 7일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중간고사 등 기관 내 자체시험에 대한 운영 계획을 마련하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보건당국으로부터 격리 통보된 학생들은 그동안 지필평가에 응시하지 않고 성적 인정점을 부여받았다. 학교보건법에 따라 등교중지 대상 학생으로 분류되어 등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각 시도교육청과 단위 학교에 따라 기준 차이는 다소 존재하지만 인정점은 결시 이전 또는 이후 성적을 일정 비율로 환산한 점수를 뜻한다.
확진자의 중간고사 응시 문제가 불거진 것도 바로 인정점 때문이다. 다른 시점·난이도의 성적을 기준으로 점수를 산출하는 만큼 열심히 공부해 성적을 올릴 기회를 박탈 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결국 교육 당국이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확진 학생의 중간고사 응시는 불가능하게 됐다. 교육부는 이날 회의를 통해 현행 방역지침과 학교 현장의 여건 등을 고려할 때 확진 학생의 시험 응시는 어렵다는 시도교육청과 학교현장의 의견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청과 학교현장에서는 방역지침에 따라 본인 확진 여부와 상관없이 실거주 동거인 자가격리 또는 동거인 검사 등의 경우에도 등교중지 학생으로 평가 응시가 제한됐던 학생들의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학교마다 다른 여건으로 인한 별도 고사실의 차이, 동일 학교 내에서도 별도 고사실과 일반 고사실의 차이 등은 평가 결과에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궁극적으로 평가의 공정성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또한 5700여 개의 중·고등학교가 학교당 3~5일간 중간고사를 실시할 경우, 확진 학생의 장기간 외출에 따른 교내·지역사회 등에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감독으로 배정되는 교원의 수급문제와 감독 교원의 감염 우려와 반발, 비확진 학생·학부모의 반발도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확진 학생이 시험 응시와 성적 인정점 간 유불리를 고려해 응시 여부와 응시할 과목을 선택할 경우 평가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했다. 확진 학생의 평가 응시를 허용하더라도 응시 강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 고2·3학년 중 이전 학기에 확진 또는 자가격리로 인정점을 받은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한다.
아울러 최근 확진 학생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방역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 상황에서 비교적 장기간(3~5일)의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평가 시행으로 인해 학교의 업무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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