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뒤 온라인 민심은 들끓고 있다. 국민 53.7%가 집무실 이전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리얼미터) 결과가 지난달 23일 나왔지만 검색어 빅데이터는 이보다 더 격한 시민들의 반응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윤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던 지난달 20일 용산의 검색량은 치솟았다. 검색량 분석 서비스인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세 달 전 3~4 수준이었던 검색량이 발표 당일 100으로 급등했다. 이후에도 용산에 대한 관심은 이전에 비해 증가한 모습이다. 꾸준히 25~40가량으로 적지 않은 검색량을 보이는 ‘치킨’과 용산의 검색량을 비교했을 때 집무실 이전 이슈가 제기되기 전보다 격차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조사 기간 중 가장 높은 검색량을 100으로 놓고 상대적인 검색량 수준을 보여준다.
집무실 이전 발표 전 “맛집” “카페” 연관어…긍정 81%
용산에 대한 연관어 역시 180도 달라졌다. SNS상 텍스트를 분석해주는 빅데이터 서비스 ‘썸트렌드’를 통해 용산의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집무실 이전이 발표되기 전에는 ‘맛집’, ‘카페’, ‘저녁’ 등 일반적인 지명 연관어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집무실 이전 이슈가 발생한 후 ‘청와대’, ‘윤석열’, ‘안보’, ‘소통’, ‘반대’ 등의 단어가 연관어 상위 순위를 차지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발표가 있기 전에는 용산에 대한 긍·부정 분석 결과 역시 긍정 감성이 81%다. SNS에서 용산에 대한 반응은 ‘무료’, ‘맛있다’, ‘좋다’ 등 연관어로 많이 집계된 ‘맛집’, ‘카페’ 등과 연결되는 긍정어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어도 ‘가격 있다’, ‘아쉽다’, ‘고가’ 등 음식점이나 카페 등과 연관되는 단어 뿐이다. ‘참사’라는 부정어는 2009년 재개발 보상 대책에 반발하던 철거민과 경찰이 대치하던 중 화재로 6명이 숨진 ‘용산 참사’ 사건과 관련해 언급된 것이다.
발표 이후 “반대” “졸속” 일색…상위 10개 중 8개 부정어
반면 집무실 발표 이후 용산의 긍·부정 분석 결과는 부정 감성이 69%다. 상위 10개 연관 단어 중에서는 8개가 부정어다. ‘반대하다(8579건)’, ‘달다(5926건)’, ‘논란(4673)’이 1~3위를 차지했으며 ‘심하다’, ‘졸속’, ‘우려’, ‘불편’ 등의 부정어도 나타났다. 연관 단어 상위 10위 중 유일한 긍정어는 ‘좋다(2870건)’다. 특히 ‘X소리(2739건)’, ‘지X(1901건)’ 등의 비속어가 각각 7위, 9위를 차지했다. 시민들의 불만이 온라인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여과없이 드러난 것이다. 이밖에도 ‘비용부담’, ‘비판’, ‘강행’, ‘안하무인’ 등의 부정어가 약 1000건씩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윤 당선인은 다음 달 10일 취임하는 즉시 용산 국방부 청사에 마련되는 새 집무실에서 업무를 개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6일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360억 원 지출안을 의결했다. 국방부도 7일 이사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는 다음 달 14일까지 합참 청사 등으로 부서를 단계적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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