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전국 보건소를 비롯한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무료로 받을 수 있었던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RAT)가 오늘(11일)부터 중단된다. 이곳에서는 오직 유전자 증폭(PCR) 진단 검사만 진행된다. 대신 신속항원검사는 기존에 시행 중인 동네 병·의원에서만 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갑자기 전면 유료화된 신속항원검사에 한동안은 국민들의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행하던 신속항원검사는 다음주(11일)부터 중단된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신속항원 중단을 통해 여력이 생긴 인력과 자원을 신속히 재조정해 감염 취약시설 등에 투입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 국민들은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면 동네병원에서 5000원가량의 검사비를 지불해야 한다. 현재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에 검사 결과가 하루 남짓 걸리는 PCR 검사와 보건소, 병원 등 의료기관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인정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빨리 확인받기 위해서는 이제 동네병원의 유료 검사밖에 남은 방법이 없게 된 것이다.
다만, 신속항원검사 중단으로 검사료가 부담되는 등 검사 접근성이 떨어지는 방역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자가키트를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60세 이상,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사람, 밀접접촉자와 같은 역학적 관련자 등 검사 우선순위 대상자는 지금처럼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당연히 코로나19 검사에 민간 의료 기관의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코로나19 검사의 민간중심 체계 전환은 정부의 방역 정책 방향이다. 따라서 동네 병·의원에 코로나19 검사자가 몰리면서 기존 환자들이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확진자와 한 공간에 머물면서 병원에서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동네 병·의원에서도 외래진료센터 지정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 대면 진료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월 26일 이후 지난 7일까지 65일간 전국 472개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서의 신속항원검사 건수는 총 1245만 7842건에 달한다. 하루 평균 19만 1659건 꼴이다. 가장 최근 평일인 지난 8일 하루 총 검사(RAT+PCR) 건수는 36만 5213건과 비교하면, 전체 검사의 절반가량이 동네병원으로 옮겨가 부담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호흡기전담클리닉 473개소,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9,918개소로, 전국에 1만 391개소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코로나19 홈페이지에서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한 의료기관의 명단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방역 당국도 코로나19 진단검사가 가능한 동네 병·의원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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