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명이 사망한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역사 폭격 직후 현장에서 동체에 '어린이를 위하여'라는 메시지가 쓰인 러시아군의 탄도미사일 잔해가 발견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전날 발견된 이 메시지가 러시아 측 '복수의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성향 주민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박해를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투하한 미사일에 담은 메시지는 이런 박해에 대한 복수의 의미일 수 있다는 것이 WP의 분석이다.
WP는 과거 전쟁에도 폭탄이나 미사일 등에 '응징'의 의지를 담아 쏘아 보낸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7년 영국 공군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향해 발사할 예정이던 미사일에 '맨체스터에서 보내는 사랑'라는 메시지를 적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1945년에 찍힌 사진에는 미군 장병들이 "히틀러에게 주는 부활절 계란 선물", "부활절 축하해 아돌프"라고 적힌 포탄을 들고 활짝 웃는 모습이 담겼다. 1944년 영국 해군이 촬영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한 영국군 병사가 폭탄에 "티르피츠야, 네 거야"라고 적었다. 티르피츠는 5만2000t급 독일 전함을 말한다.
한편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은 몸을 숨을 건물 등에 어린이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러시아어로 '어린이'라는 글자를 크게 써놓은 바 있다. 이런 점에서 해당 미사일에 적힌 메시지가 우크라이나를 조롱하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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