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을 시작으로 당선 후 34일 만에 첫 전국 민생 행보에 나섰다. 윤 당선인은 지역을 찾아 “제 입으로 말한 것은 지키겠다”며 대선 때 약속한 지역 공항 등 지역 육성 사업들도 윤석열 정부에서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윤 당선인이 지역에 풀 ‘선물 보따리’에 따라 지방선거가 출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이날 안동중앙신시장을 시작으로 당선 34일 만에 첫 전국 민생 투어에 돌입했다.
윤 당선인은 시장에서 몰려든 1000여 명의 시민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어 인사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고 대한민국과 안동의 발전을 위해서 제 몸 바쳐 노력하겠다”며 “그동안 제가 제 입으로 우리 국민 여러분과 시민 여러분께 말씀드린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사전 투표 전날인 4일에 이어 39일 만에 다시 안동을 찾았다. 안동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고향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은 지난 방문에서 안동 시민들을 향해 “국민에게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 한 달여 만에 돌아온 안동에서도 “늘 여러분을 잊지 않고 제가 대통령으로서 공무 수행을 하면서도 여러분들이 그 늦은 시간까지 추운 날씨에 열렬히 응원하고 격려해주시고 지지해주신 것 절대 잊지 않고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안동 경북유교문화회관을 찾아 “저에게도 이 안동과 경북이, 마치 거기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제 고향과 같은 생각을 주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며 “안동의 아들, 경북의 아들로 생각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상주시 풍물시장을 찾았다. 상주는 윤 당선인이 2월 TK 지역 첫 대선 유세지로 방문한 곳이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시민들을 향해 대선 유세의 상징이었던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윤 당선인은 재차 대선 당시 약속한 지역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도 늘 선거운동 할 때와 같은 마음으로 여러분의 그 마음을 잊지 않고 끝까지 직을 수행하겠다”면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과 상주 문경 시민 여러분께 약속드린 말씀은 제가 하나도 잊지 않고 잘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특히 구미 지역을 찾아서는 민생 현장이 아닌 구미산업단지 폐공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강한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주문했다. 윤 당선인은 “기업들이 많이 다시 돌아와서 여기에서 과거보다 좀 업그레이드된, 고도화된 생태계가 구미에 만들어져야 한다”며 “중앙정부고 지방정부고 불필요한 규제를 싹 풀어야 한다. 공무원들이 앉아서 따지는데 누가 돈 들고 기업 만들러 오겠느냐”고도 말했다. 이어 “여기에 있던 대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 원인도 잘 생각해서, 기업들이 여기 내려올 수 있도록 국가에 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재정 지원도 있어야 하고, 지역 경제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윤 당선인의 첫 민생 투어 지역인 TK에서 내놓은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구미와 포항·경주를 찾아서도 ‘정직한 대통령’을 수차례 강조했다. 대선 당시에 한 지역 공약을 계획대로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윤 당선인의 대선 당시 △대구·경북 신공항 △항공 전자부품거점단지 조성 △중부내륙고속철도 △영일만대교 건설 △경북푸드밸리 등을 공약했다. 윤 당선인이 이날에도 여러 차례 “제 입으로 말한 것은 지키겠다”고 강조한 만큼 새 정부가 들어서면 지역 개발 사업의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윤 당선인이 이어질 지역 민생 투어에서 굵직한 지역 지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힐 경우 6월 지방선거까지 들썩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광주 지역 복합 쇼핑몰 △광주공항·무안국제공항 통합△충청내륙철도 △부산 가덕도신공항 조기 건설 등을 공약했다. 전국 민생 투어에서 지역의 염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다시 밝히는 것만 해도 민심이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는 새 정부가 대선 공약이었던 지역 사업을 추진한다는 의지만 보여도 여당(국민의힘) 후보자들이 힘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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