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창동의 7개 주공아파트 단지가 모두 예비안전진단 문턱을 넘었다. 총 1만 가구가 넘는 창동주공 단지들이 일제히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에 재건축 훈풍이 불고 있다.
11일 도봉구청에 따르면 창동주공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한 4단지가 최근 구청으로부터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통보받으면서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인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정밀안전진단과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 재건축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1710가구 규모의 창동주공4단지는 용적률이 151% 수준으로 낮아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곳 중 하나다. 입주 시기가 1991년 11월로 지난해 11월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채워 창동주공 7개 단지 중에서는 가장 늦은 지난달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했다.
도봉구 창동주공 단지들은 1~4단지와 17~19단지로 구성돼 있다. 전체 1만 778가구에 달한다. 창동역과 녹천역 역세권 인근에 자리한 해당 단지들은 1988년부터 진행된 창동지구 택지개발 사업과 맞물려 조성됐다. 입주 시기는 1988~1991년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재건축 연한인 입주 30년을 잇따라 맞이했다.
다른 창동주공 단지들은 지난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18·19단지는 지난해 4월 가장 먼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어 지난해 6월 17단지, 7월에 2단지가 예비안전진단 문턱을 넘었다. 1단지와 3단지는 각각 지난해 11월, 12월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 가운데 2단지와 18단지는 대선 이후 정밀안전진단 규제 완화 기조가 감지되면서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비용 모금에 나섰다. 도봉구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비용이 없는 예비안전진단과 달리 2억~3억 원이 드는 정밀안전진단은 세대당 최소 50만 원 이상 모금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아직 모금에 나서지 못한 단지들에서는 차기 정부의 정밀안전진단 면제 또는 완화 방향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견이 많다”고 귀띔했다.
창동주공 단지들 외에 도봉구 내 노후 단지들도 잇따라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며 노후 주택 밀집 지역인 도봉구 일대가 신축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봉구청에 따르면 쌍문동 한양아파트 2·3·4차도 지난달 예비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관할 구청으로부터 통과 판정을 받았다.
도봉구 일대에 재건축 훈풍이 불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아파트실거래가(아실) 앱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도봉구의 매매 물건은 이틀 전보다 5.6% 감소하며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예전에는 예비안전진단은 물론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더라도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로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떨어질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지금은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약속한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둔 만큼 실질적인 재건축 진행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창동·상계 복합 개발도 있어서 향후 입지 환경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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