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군이 이른바 용소 계곡에서 발생한 '계곡 살인 사건' 보도에서 지역명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휴양 도시의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가평군은 11일 각 언론사에 '계곡살인사건 관련 언론보도시 가평지명 사용 억제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군은 공문에서 "가평은 깨끗한 물과 계곡, 산림휴양자원이 풍부한 관광도시로 연간 4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수도권 휴양도시"라며 "최근 보도되는 가평 계곡에서 발생한 남편 살인사건 기사에 가평 지명이 계속 사용되고 있어 지역이미지, 지역경제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군은 "가평이 마치 살인사건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헤드라인에 '가평'이라고 굳이 명명하지 않더라도 이미 충분히 어디서 사건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지역명 사용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어린이들도 가평으로 검색하면 무서운 얘기들만 쏟아진다면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 가평군 용소 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이은해씨와 공범 조현수씨는 지난해 12월 14일 2차 검찰 조사를 앞두고 도주했다. 이들은 휴대전화 및 카드 사용 기록도 남기지 않은 채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두 사람은 해당 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 A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같은 해 2월에도 강원도 양양군 한 펜션에서 A씨에게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3개월 뒤에는 경기도 한 낚시터에서 A씨를 물에 빠뜨렸으나 지인이 구조하면서 실패했다.
한편 검찰 역시 내연 관계로 알려진 이씨와 공범 조씨가 A씨 명의로 가입된 생명 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과 경찰은 지난 6일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도주한 이씨와 조씨의 신속한 검거를 위해 합동 검거팀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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