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 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도주한 이은해씨가 잠적 전 지인에게 "잡히면 구속될 거 같다"는 문자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수사당국과 TV조선에 따르면 이은해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친구 A씨에게 이같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검찰은 1차 조사에서 이은해씨가 2019년 남편에게 복어 독을 먹인 뒤 조현수씨와의 텔레그램 대화에서 “복어피를 이만큼 넣었는데 왜 안 죽지”라고 말한 사실을 들어 추궁했고 범행 증거까지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은해씨와 조현수씨는 구속될 것을 우려해 곧바로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검찰은 두 사람을 구속하지 않고 귀가 조처했다. 집으로 돌아간 이들은 이후 도주했으며 두 사람은 현재까지 휴대전화 및 카드 사용 기록도 남기지 않은 채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한편 친구 A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메시지를 받고 이은해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두절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이은해가 SNS 메시지와 전화 등으로 일부 지인에게 ‘(수사 기관의) 강압 수사가 있었다. 구속될 것 같다. 변호사도 구속될 것 같다고 한다’고 알렸다”며 “이씨가 ‘돈을 벌어서 제대로 된 변호사를 만들어 돌아오겠다’고 한 뒤 잠적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은해가 살인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씨와 공범 조현수씨는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같은 해 2월에도 강원도 양양군 한 펜션에서 이씨의 남편에게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3개월 뒤에는 경기도 한 낚시터에서 남편을 물에 빠뜨렸으나 지인이 구조하면서 실패했다.
한편 검찰 역시 내연 관계로 알려진 이씨와 공범 조씨가 이씨의 남편 명의로 가입된 생명 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과 경찰은 지난 6일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도주한 이씨와 조씨의 신속한 검거를 위해 합동 검거팀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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