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가 올 시즌 고진영(27)을 제외하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7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고진영만 유일하게 1승을 달성했다. 시즌 상금 랭킹 상위 10명에 한국 선수는 한 명도 없고,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글로브 순위에서는 9위 고진영이 유일하다.
남자골프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가 열리는 동안 한 주를 쉰 한국 여자골프가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14일(한국 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하와이 오하우섬 에바 비치의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롯데 챔피언십(총 상금 200만 달러)에서다.
롯데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이 대회는 현지 날짜로 수요일에 개막해 토요일에 막을 내린다. 한국 시간으로는 일요일인 17일에 최종 라운드가 끝나는 일정이다. 2012년 창설돼 올해 10회째(코로나19로 2020년 미개최)를 맞았다. 2015년 박인비(34)와 김세영(29)이 벌인 명승부가 국내 팬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당시 김세영이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칩인 버디를 잡아 동타를 만든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샷 이글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올해 대회에는 박인비를 비롯해 김효주(27), 전인지(28), 지은희(36), 김아림(27), 최혜진(23), 안나린(26) 등이 나선다. 김효주와 최혜진은 스폰서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을 하겠다는 각오다. 국내파 중에서도 롯데 후원 선수인 이소미(23), 이소영(25), 하민송(26)이 초청장을 받았다. 고진영과 김세영은 불참한다.
디펜딩 챔피언은 리디아 고(뉴질랜드)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2위를 7타 차로 따돌리고 3년 만에 우승한 달콤한 기억이 있다. 올해도 정상에 오르면 브룩 헨더슨(캐나다·2018~2019년)에 이어 대회 두 번째 타이틀 방어 선수가 된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자 제니퍼 컵초(미국)를 비롯해 대니엘 강(미국), 아타야 티띠쿨(태국), 유카 사소(일본) 등도 한국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호아칼레이CC는 전 세계 1위 어니 엘스(남아공)가 설계한 코스로 2009년 문을 열었다. 호아칼레이는 ‘화산의 여신’ 펠레에 관한 하와이 신화에서 따온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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