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PC 출하량이 급속하게 꺾이면서 코로나 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탄력을 받았던 ‘PC 붐’이 끝나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격 교육 수요를 이끌었던 크롬북 시장의 감소세가 PC시장 부진에 주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 시간) 글로벌 시장 분석 업체 가트너는 “올 1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7750만 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구글 크롬북 판매량 감소가 크게 떨어져 전체 시장 위축에 영향을 줬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통계에서 크롬북을 제외하면 PC 시장은 올 1분기 3.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롬북의 주 제조사인 HP와 레노버는 출하량이 전년 대비 각각 17.8%, 12.6% 감소해 타격을 크게 입었다. 크롬북은 구글 운영체제를 탑재한 저가형 노트북이다. 코로나 시대에 원격 교육용으로 PC 시장 수요를 이끌었지만 기능이 한정된 점 때문에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기타가와 미카코 가트너 리서치 총괄은 “팬데믹 이후 미국 내 교육 수요가 커지면서 유례 없이 급성장했던 크롬북 성장세가 꺾였다”며 PC와 크롬북 시장을 통틀어 어려운 분기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당수 회사들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거나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출근과 재택 근무 병행)로 돌아서면서 비즈니스용 PC 시장은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크롬북 의존도가 낮고 비즈니스용 PC 비중이 높은 아수스(ASUS)는 20.6% 성장해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어 애플(8.6%), 델(5.0%)도 호조를 보였다.
PC 판매량은 지난해 15% 성장하며 2012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팬데믹 효과가 사라지고 있는 데다 반도체 칩 공급난까지 겹쳐 PC 판매 붐에 찬물을 끼얹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도 수요 위축의 요인이다. 기타가와 총괄은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수요가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아시아·아프리카(EMEA) 시장의 18%를 차지하는 동유럽 시장의 수요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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