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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실력주의·강한 그립…한 달 새 드러난 尹 스타일

민주당 반발·안철수계 불만에도

원칙 내세워 용산 이전·내각 구성

인사에선 '전문관료 중용' 구현

靑 개편해 현안 직접 챙기기 의지

일간선 "성과에만 집착" 지적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내각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사 원칙에 부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단호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안철수계의 인사 소외’를 지적하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박차고 나왔고 안철수 인수위원장까지 거들었지만 윤 당선인은 1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안철수계의 불만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 윤 당선인은 이 의원이 인수위를 떠나자 곧바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을 후임으로 앉히며 인위적인 봉합 대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윤 당선인은 용산 집무실 이전 발표와 내외부의 비판에 직면한 장관 인사 과정에서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직진을 선택했다. 윤 당선인은 공약집에 명시된 광화문 시대를 포기하고 용산 집무실 이전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50%가 넘는 반대 여론을 뛰어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당선인은 “지금 여론조사를 해서 몇 대 몇이라고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며 ‘제왕적 대통령제 타파’라는 대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점도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 장관 임명으로 거세질 민주당의 반발도 개의치 않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물러서지 않는 윤 당선인의 업무 스타일은 인사 과정에서 ‘실력주의’로 나타났다. 윤 당선인은 ‘올드보이’라는 비판이 예상됨에도 진보와 보수 정권에서 중용된 70대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불러들였다. 실력주의는 ‘관료 중용’으로 구현됐다. ‘모피아(기획재정부+마피아)’ 논란이 있었지만 윤 당선인은 한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출신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대기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30대 장관이 없다는 비판과 호남 소외론에도 “최고의 국민 통합은 실력 있는 사람이 인정 받는 것”이라며 받아쳤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 직제 개편을 통해 ‘강한 그립을 쥐겠다’는 국정 운영 철학도 드러냈다. 대통령과 부처의 칸막이로 작용하던 정책실장을 폐지하고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비서실장에 정책통을 앉히면서 각 부처를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되는 민관합동위원회를 통해서는 재계 인사를 임명해 대통령이 직접 산업 현장의 애로를 청취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성과에 메마른 윤 당선인이 다양성과 협치라는 정치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내각 인선에서 지역 할당과 성별 할당을 철저히 배제하고 ‘실력주의’를 내세운 인사를 했다. 정부를 대표하는 장관들은 주요 법안 통과를 위해 국회와 협의해야 하는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 이미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철학도, 국정 비전도, 국민 통합도 없는 윤 당선인의 1기 내각 구성”이라고 비판하며 국회와의 험난한 관계를 예고했다. 나아가 단일화 과정에서 공동정부를 약속한 안 위원장 측 인사도 기용하지 않으면서 내부 분열의 씨앗마저 품게 된 상황이다.

윤 당선인 측은 이 같은 논란 역시 실력으로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법무부·환경부·중기부 등 기존 하마평에서 벗어난 인사가 많았다는 점은 윤 당선인이 인사권에 대한 그립을 쥐고 하나 하나 들여다본 것을 의미한다”며 “윤 당선인이 기존 청와대 시스템을 거부하고 새롭게 비서진 개편에 나선 배경도 대통령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차단하고 직접 현안을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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