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법무부 장관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외교부 장관에 박진 의원, 통일부 장관에 권영세 의원을 내정하는 등 8명의 2차 조각 인선안을 내놓았다. 앞서 윤 당선인은 경제부총리에 추경호 의원을 낙점하는 등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18개 부처 중 16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 인선이 이뤄져 새 정부의 조각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다. 일부에서 지역 편중과 여성 안배 부족 등을 지적하지만 윤 당선인은 “능력과 인품을 겸비해 국민을 모실 수 있는지가 인사 기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선인의 측근을 법무 장관으로 깜짝 발탁한 반면 대선 당시의 ‘공동정부’ 구성 약속과 달리 1·2차 인선에서 안철수대통령직인수위원장 계열 인사를 배제한 것은 통합 정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윤 당선인이 최우선 기준으로 능력을 강조하는 만큼 새 내각이 실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뚜렷한 성과를 거둘지 여부가 주목된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청와대 정부’에서 벗어나 내각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또 잘못이 있을 경우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현 정부의 각료들은 청와대가 주도한 소득 주도 성장, 부동산·일자리 정책을 그대로 집행하다가 결국 부동산 대란과 일자리 쇼크를 초래했다. 현장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일은 제대로 하지 않았다.
새 정부의 첫 내각은 우선 꺼져가는 성장 동력을 되살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도발을 응징할 수 있는 군사력과 든든한 동맹의 중요성을 절감한 만큼 가치 동맹 복원과 강군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국론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 통합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한 국정 과제다. 성장·안보·통합 과제를 제대로 수행해야 희망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밀려오는 경제·안보 복합 위기 속에 출범하는 새 내각은 초반 성패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말과 구호가 아닌 실력과 실천으로 성공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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