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4월 임시국회 강행처리 유보를 촉구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이 여야 강대강 진영대결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검찰개혁을 왜곡하고 가로막는 강대강 진영대결은 중단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 대표는 우선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당선인이 총장 재직 당시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를 검찰사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한 지금의 상황은 폐기된 검사동일체를 더욱 강력히 되살려 아예 대통령검사동일체를 꾀하는 모양새”라고 짚었다.
또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명으로 인해 더욱 강대강 진영대결로 치닫고 있는 ‘검수완박’의 4월 임시국회 강행처리는 국민적 공감과 동의를 얻기 어렵다”며 “검찰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실효성은 다수의 시민이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충분한 국회 논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 대표는 “윤 당선인은 대통령과 검찰의 동일체를 상징하고, 검찰공화국의 우려를 현실화하고 있는 한 후보 지명을 철회하라”며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스스로의 말을 뒤집는 인사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검찰개혁이 강대강의 진영대결로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4월 임시국회 강행처리를 유보해 달라”며 “안팎에서 일어나는 우려에 귀 기울이고, 무엇보다 검찰개혁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한 국회 논의기구 설치를 제안한다”며 “1차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사법 체계에 대한 심도 깊은 평가와 다수가 공감하는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강대강 대결을 멈추고 지금 당장 충분한 숙의와 여야 합의를 통한 검찰개혁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여 대표는 “무엇보다 지금의 논란에 시민이 보이지 않는다”며 “검찰개혁의 결과가 시민의 삶을 뒷받침하는 사법 정의 실현과 시민 인권 신장에 있다면 검찰개혁 과정은 시민의 공감과 참여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시민이 사라진 검찰개혁은 그 시작도, 그 결과도 좋은 것일 수 없다”면서 “진영의 권력다툼은 시민들에게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또 하나의 반민주적 행위일 뿐, 공화국의 법치질서일 수 없다. 검찰개혁은 시민을 향해, 시민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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