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서방이 가하고 있는 러시아 제재를 방해하거나 훼손하는 국가는 나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직접적으로 중국에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옐런 장관이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를 훼손하는 국가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히 말했다. 옐런 장관은 특히 중국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중국이 도움되길 희망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향후 국제사회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어 옐런 장관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권위주의적 시스템을 모델로 제시하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움직임으로 인해 세계질서의 미래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도 지적했다.
미국은 미·중, 미·러 갈등 고조 속에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해온 중국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가한 제재에 동참하기는 커녕 되려 러시아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화당 회담에서 “러시아 원유 구입을 늘리는 것이 인도의 이익에 맞지 않다”며 러시아산 에너지와 무기를 계속 수입하는 인도를 향해서도 경고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옐런 장관은 또 러시아의 외환 동결 등 조처가 미국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남용한 것이라는 일부 비판을 의식한 듯 미국과 동맹이 국제적 규칙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라며 국제 표준을 어긴 것은 러시아라고 강조했다. 그는 설령 달러가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다른 통화로 대체된다고 하더라도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교환 수단으로서 달러의 우위는 근본적으로 미국 경제의 강력함, 금융 시스템, 미국 금융시장의 자신감에 기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지정학적 긴장이 있는 국가가 아니라 동맹국들에 의존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전략을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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