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6월 1일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3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르면 이달 말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조 교육감은 14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 프로그램 ‘디벗’ 기자간담회에서 ‘3선 출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저에게 다른 경로가 없다”며 "장관 후보자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정책을 역전시키려는 언급까지 나온 상황에서 기존 교육혁신의 길을 지키는 과제가 저에게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마는 새로운 코로나19 방역시스템이 적용되는 18일 이후인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조 교육감은 "4월 말이나 5월 초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선거를 치르면 교육감 직을 사임해야하며 '직무정지 휴직'상태에 들어가며, 선거를 치른 후 6월2일에 복직해서 6월30일까지 근무를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부터 헤쳐온 긴 여정이 곧 마무리될 것 같다”며 "그 시점에 다음 단계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입시경쟁에 찌들지 않는 교육, 시민으로서의 교양과 직업으로서의 역량을 갖춰가는 교육을 향한 여정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학부모에 대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전날 자사고 유지·정시 확대의 뜻을 드러낸 데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조 교육감은 “김 후보자가 자사고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김 후보자 개인 견해인데 새 정부의 교육정책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은 국민 공감대가 큰 주제이고 교육의 큰 흐름을 역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진지한 검토가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사고와 외고의 장점이 교육과정 운영 자율성이 상당히 크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자사고들이 입시 교육으로 많이 경도되는 교육을 해왔던 것에 비판적인 여론이 있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입 정시 비중 확대와 관련해서는 현행 서울 소재 주요 16개 대학들에게 적용된 비중인 40%를 넘어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정시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부종합전형이나 수시에 대해 교사 절대 다수는 찬성하는 반면, 학부모들은 반대하고 있다. 화해할 수 없는 지점에 와있는 만큼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교육감은 "수능 중심으로 가는 것은 초·중등 교육을 더 왜곡시키는 길이며 고교학점제에 대응해 평가체제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비교과활동이 학종 전형에 의해 절대적으로 과도하게 당락을 좌우하는데, 이 활동을 진작시키면서 교과-지도와 연결해서 학교평가 일부로 이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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