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기 내각 인선이 출범 한 달 만에 논란과 함께 마무리됐다.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소속 인사가 장관 후보로 대거 지명되면서 인수위원회를 이끄는 안철수 위원장과의 내각 인선 관련 불협화음이 터져나왔다. 특히 인수위원장을 포함해 부위원장·간사 등 장관 후보자들의 인수위 활동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정부 조직 개편, 국정과제 선정 등 큰 그림을 완성해야 할 인수위의 역할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14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3차 내각 인선 명단을 발표했다. 총 18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6명이 인수위 내부에서 발탁됐다. 특히 청와대 수석 인사를 비롯해 금융기관장 등 주요 인선 발표가 남은 상황에서 인수위 출신이 추가로 지명될 가능성도 높다.
현재까지 인수위에서는 통일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권영세 부위원장과 원희룡 기획위원장이 각각 지명됐다. 또 인수위 산하 7개 분과 중 기획조정분과를 이끄는 추경호 간사와 경제2분과를 이끄는 이창양 간사가 각각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에 올랐다. 이 외에도 외교안보분과의 이종섭 인수위원이 국방부 장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정치권에서 경제1분과 최상목 간사와 함께 같은 분과 소속인 김소영 인수위원의 금융위원장, 경제수석 지명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며 추가 인재 유출도 예상된다.
여기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1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은 각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후보자들은 청문회 시점이 다가올수록 인수위 업무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초기 낙마할 경우 인수위 동력도 상실될 수 있다. 각 부처가 인수위와 후보자에 대한 업무 보고를 동시에 준비해야 해 정책 제안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외에도 안 위원장과 윤 당선인 측의 인수위 내부 갈등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초기 국토부 장관으로 지명된 원희룡 기획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탈원전, 탄소 중립 계획을 발표한 것과 김기흥 인수위 부대변인이 반도체 초격차 확보 방안을 밝힌 것이 한 예다. 인선 배제에 이어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인 안 위원장의 주도권이 약화하며 국정과제 선정 등에서 추가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조직 개편안 구상 등 큰 틀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갈등이 부각되며 ‘허니문 랠리’가 실종될 수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에서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까지 한 달이나 걸리며 정부 출범 일정마저 밀렸다. 한 인수위 관계자는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새 정부의 국정 운영 철학을 공유하고 팀워크를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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