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이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공개 수배된 이은해(31)와 공범 조현수(30)의 빠른 검거를 위해서는 검경이 협력해 현상금을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표 소장은 13일 KBS ‘더 라이브’에 출연해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와 조현수를 검거하려면 경찰과 검찰이 협력해야 한다”면서 “현상금의 가장 큰 효과는 일반 시민보다는 피의자 주변인물 혹은 조력자의 배신, 수사용어로 ‘터닝'을 끌어내는 것이다. 이들이 주로 이해 중심으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거액의 현상금과 신원 보증이 있다면 바로 제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아직 현상금이 걸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표 소장은 현재 진행되는 검·경간 정치적 상황과 연결되어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유병언 씨 사례와 달리 지금은 수배 관서가 검찰이고 현상금 규정이나 예산을 지닌 건 경찰이다. 검찰 수배니까 경찰이 현상금을 내걸지 않고 있는데, 국민 안전과 관련된 부분만큼은 정치적·제도적 논쟁을 차치하고 현상금을 바로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소장은 “피의자의 범죄적 생활 경험, 돈, 조력자까지 세 가지 조건이 다 갖춰져 있다면 상당히 오랜 기간 은닉할 수도 있다”며 피의자 이은해가 두 가지 조건은 갖추고 있다고 봤다. 그는 “청소년기부터 범죄를 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휴대전화나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살 수 있는 경험이 있고, 도주하기 전에 현금을 끌어 모은 걸로 봐서 돈도 어느 정도 있어 보인다. 조력자 여부는 의문의 여지는 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표 소장은 이씨 전 남편의 8억 원 생명보험 가입을 주선한 보험설계사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당히 의심스러운 정황에도 계약 유지와 관리를 계속했고, 이은해, 조현수과 함께 여행도 다녀온 게 확인됐다. 이런 특수 관계를 종합한다면 주목해야 할 인물이고 공범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짚었다.
설계사가 공범일 경우 개입 정도를 어떻게 봐야 하냐는 질문에는 “첫째는 보험설계사가 범죄 설계를 하고 실행 요소 등 세부적 계획까지 수립한 주범일 가능성이 있고, 둘째는 공모공동정범이라고 설계사, 이은해, 조현수 셋이 함께 모든 걸 의논하고 계획해 실행 단계까지 함께 했을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는 보험설계사로서 지식과 정보 등만 조력해 일종의 수수료만 받고 실제 살인 관련 계획이나 실행에는 전혀 가담하지 않은 종범인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찰과 검찰에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표 소장은 “수배범을 잡고 디지털 포렌식을 하는 등 경찰은 현장에 강하고, 검찰은 법적 논리와 분석에 강하다. 현상금 등 이런 경찰·검찰의 역량이 합쳐져야 이은해, 조현수의 검거나 자수에 이를 수 있는 심리적 압박과 유죄 판결을 얻어낼 수 있는 증거 확보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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