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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자존심 '모스크바호' 격침…우크라, 자체개발 미사일로 공격

러·우크라 軍 “무기고 화재로 심각히 훼손”

우크라 “미사일 두발 발사” 주장

boom news 캠처




러시아 흑해 함대의 자부심으로 여겨지는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함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해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와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각각 모스크바함이 화재로 인해 훼손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인 올렉시이 아레스토비치는 유튜브를 통해 “러시아 흑해 함대의 기함(旗艦)에 놀랄 일이 발생했다. 현재 강력하게 불타고 있고, 해상 날씨가 거칠어 510명의 승조원이 제대로 구조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무슨 일인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 국영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전함의 무기고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전함이 심하게 훼손됐지만, 승조원은 모두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미?영 언론 매체는 어느 쪽 주장도 독립적으로 확인이 어렵다고 전했다.



길이 186m에 1만2500톤 규모인 미사일 순양함인 모스크바함은 개전 초에, 흑해의 스네이크아일랜드(즈미이니 섬)을 지키던 우크라이나 수비대에게 투항을 권유했다가 수비대원으로부터 “엿이나 먹어라”는 욕을 먹고 화제가 된 전함이다.

화재의 원인을 두고 흑해 연안 우크라이나 오데사주(州)의 막심 마르셴코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흑해를 지키는 넵튠 미사일 두 발로, 모스크바함을 강타했다”며 “이 군함은 즈미이니 섬을 지키던 우리 수비대가 보내고 싶었던 곳으로 갔다”고 텔레그램에서 조롱하기도 했다. 넵튠 크루즈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가 소련제 KH-35 크루즈 미사일에 기초해 자체 개발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운용하기 시작했다.

모스크바함은 애초 소련 해군에서 ‘슬라바(Slava)’라는 이름으로 취역했다가 1995년에 ‘모스크바’로 개명했다. 550~700㎞ 사거리의 벌칸(P-1000) 대함(大艦) 크루즈 미사일 16기를 장착했으며, 이밖에 대공(對空) 미사일과 어뢰, 포, 근접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25일에도 아조우 해 연안의 베르단스크 인근에서 러시아 해군의 대형 상륙함 ‘사라토프(Saratov)’를 미사일로 파괴해 침몰시킨 바 있다. 모스크바함이 실제로 우크라이나군 미사일에 맞았다면, 두번째로 크게 파손된 러시아 전함이 된다. 사라토프의 침몰은 위성 사진으로도 확인된 바 있다.

미 군사 전문가들은 모스크바함의 화재 원인이 무엇이든지, 이 전함의 심각한 피해 상황은 러시아 해군의 사기와 국가적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된다고 CNN 방송에 말했다. 칼 슈스터 전 미 해군 장교는 “러시아 해군에게 이 기함의 피해는 러시아의 유일한 항모인 쿠츠네초프나 탄도미사일 잠수함을 잃는 것 다음으로, 사기와 명성에 큰 타격을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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