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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도 꼼짝 못하는 실리콘밸리 최애 커피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구글, 애플, 링크드인, 트위터 같은 기업들은 사내에서 어떤 커피를 마실까요. 아침이 유독 긴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빅테크 직원들이 연료삼아 흡수하는 이 커피 브랜드가 있습니다. 마이크 슈뢰퍼 전 메타 플랫폼(옛 페이스북) 최고기술책임자(CEO)를 비롯해 빅테크의 유명 인사들이 직접 엔젤 투자를 하기도 한 브랜드 ‘필즈 커피’입니다.

팬데믹 이전에 애플 직원들은 재택 근무를 뜻하는 ‘WFH(Working from home)’ 대신 ‘WFP'라는 말을 종종 썼다고 합니다. 필즈 커피에서 일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하는데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본사에서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만큼 가까운 필즈 커피 쿠퍼티노 지점에서 일하는 애플 직원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필즈의 바리스타에 해당하는 아티스트가 컵 주문마다 하나씩 ‘푸어 오버’ 방식으로 내린 커피를 마시며 필즈 특유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일을 합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프리실라 챈 챈 저커버그 재단 CEO와 2012년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릴 때였습니다. 저커버그 CEO는 초대한 지인들에게조차 프리실라의 대학원 졸업 파티로 알렸지만 필즈를 운영하는 필 자버와 제이콥 자버 부자에게는 파티의 정체를 알리고 하객들을 위한 커피 음료 제조를 부탁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후 저커버그는 캘리포니아주 먼로파크에 있는 페이스북 캠퍼스에 필즈 커피를 입점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실리콘밸리의 ‘로컬 커피’로 사랑을 받다 보니 네슬레가 블루보틀을 2017년 4억2500만 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커피 왕국 건설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막상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베이 에어리아에서는 독점적 지위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최애(Darling of Silicon Valley)'라는 애칭의 주인공인 필즈 커피는 2002년 샌프란시스코 미션 스트릭트 내 24번가에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시기가 절묘했습니다. 당시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 세일즈포스가 막 3년차를 맞았을 때였고요. 트위터, 에어비앤비, 우버 등 기업이 문을 열기도 전이었습니다. 스타트업 붐이 일면서 학생들과 개발자들이 몰려들면서 이들이 모여서 일을 하거나 네트워킹을 하고 투자 계약을 성사시킬 곳이 필요했는데요. 이들은 필즈만의 독특한 문화(에스프레소가 없는 카페)와 철학(만족할 때까지 제조 후 결제)에 끌렸습니다. 이후 필즈 커피가 각종 테크업계 역사의 무대가 됐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민트 모히토’라는 메뉴로 알려진 필즈 커피가 어떻게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흡수하며 발전해왔는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상단의 영상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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