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주차 문제로 이웃에게 협박 쪽지를 받아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누리꾼이 담당 수사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누리꾼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담당 수사관의 부적절한 응대 태도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살인전과 주차협박 고소인 입니다. 지금까지 진행 상황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서 누리꾼 A씨는 "상당서 소속 수사관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며 "고소가 진행되기도 전에 글 작성자를 임의로 찾아 먼저 전화를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A씨는 "정황상 고소가 진행되기 전에 수사관이 현장에 나가 가해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조사 과정에서도 어린아이 혼내듯 언성을 높였다"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수사관은 “둘이 아무것도 아닌걸로 대충 잘 넘어가면 좋을걸, 뭘 이렇게 진흙탕 싸움을 만드냐”면서 “걔(피고소인) 착한 애다. 걔 검도 잘해”라며 피고소인에 대한 옹호성 발언을 했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청문감사실에 수사관 기피와 담당 수사관과 피고소인 사전 접촉 의혹 감사 등을 신청했다"며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모든 의혹은 의혹일 뿐이다. 글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면 모든 책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썼다.
앞서 고소인 A씨는 지난 9~10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한 마을회관 옆 공터에 차를 댔다가 두 차례에 걸쳐 쪽지를 받았다.
다른 곳에 주차를 부탁하는 첫 번째 쪽지와 달리 두 번째 받은 쪽지에는 "사람 죽이고 교도소 다녀왔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이다. 다시 한번 집 앞에 주차하지 않기를 정중하게 부탁드린다. 안 그러면 다 죽는다"고 쓰였다.
15일 청주 상당경찰서 홈페이지에는 수사관에 대한 감찰을 촉구하는 등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작성자는 '경찰에게 수사권을 주면 X판 될 게 뻔하다', '여기 경찰은 누구 편이냐', '여기가 피해자 겁주는 경찰서냐’라는 제목을 단 게시글로 비난 수위를 높였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관 기피 신청은 A씨가 제기한 민원에 관계없이 별도로 진행 중인 사안이며 수사 담당 부서랑 협의해 이뤄질 예정"이라며 "A씨가 수사관에 부당한 일을 당했다는 내용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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