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던 아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암에 걸려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일상 회복은 우리 가족에게는 너무나 먼 이야기입니다.”
최근 서울경제와 만난 곽민정(55) 씨는 인터뷰 내내 목소리가 갈라지고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곽 씨의 아들은 백신 접종 후 흉부에 8.9㎝ 크기의 거대한 종양이 생겼다. 악성 림프종이었다.
담당 의사는 단기간에 생길 수 있는 크기가 아니라며 백신 부작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과성을 인정하는 진단을 내리지 않았다. 아들의 혈색이 변할 때마다 심장이 요동쳤다는 곽 씨는 “억울하지만 우리 가족보다 안타까운 사람들도 많다”면서 "백신을 맞은 중학생 딸이 숨지고, 고등학생 아들의 장기가 괴사된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완화하며 일상 회복 수순을 밟고 있지만 코로나19 백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여전히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피해의 인과성 입증이 더뎌 생활고에 시달리거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가족이 수백 가구에 이른다. 코로나19 완치 이후에도 기침 등 증상이 남아 있는 ‘롱코비드’ 환자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김두경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장은 “피해 보상 신청에 8개월가량이 걸리고, 그 결과에 이의신청을 하면 다시 또 8개월이 걸린다”며 “그 사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대출을 받고 집을 팔고 있다. 심지어는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 심리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과성 입증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백신 접종 부작용을 입증할 만한 의료계의 통일된 의견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실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백신 접종 후 신고된 ‘중대한 이상 반응’ 1만 8116건 중 의료비가 지원된 경우는 41명, 사망자에 대한 위로금을 지급한 경우는 4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한 이상 반응은 사망 혹은 아나필락시스 등의 중증 반응을 뜻한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코로나19 백신을 사용한 기간이 짧아 연관성 입증을 위한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문가들이 백신 부작용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하려면 객관성과 독립성이 담보된 별도 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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