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 연일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공정 이슈에 예민한 청년 당원들의 불만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당 일각에서는 정 후보자 논란이 지속될수록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불리한 구도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9일 한 라디오 방송(YTN)에서 “정 후보자께서 적극적인 위법 행위가 없었다는 점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위법 행위가 있었냐 없었냐를 국민들께서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충돌의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만으로도 국민들께는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보편적 상식과 관습적인 것과는 다른 것을 가지고 밀어 붙이는 모습에 많은 국민들께서 문재인 정권에 분노를 느끼셨다는 것을 국민의힘은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 후보자를 향해 “품격과 도덕성이 필수인 고위 공직자에게 이해 충돌 논란 자체가 공정을 바랐던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며 “거취를 결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해 새 정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대선 슬로건으로 공정과 상식을 내세웠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로남불’ 프레임에 휘말릴 경우 수도권과 같은 박빙 승부처에서 열세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에 많은 당원께서 정 후보자와 관련된 우려의 문자를 보내주셨다”라며 “특히 수도권에서 지방선거 출마자 분들께서 저희에게 많은 전화와 문자를 보내면서 지도부에서 결단해 달라는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왔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많은 국민들께서 윤석열 정부에 상식과 공정을 기대하고 있고 아직도 이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면 윤석열 정부에 많은 국민들이 기대를 저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게 무서운 것”이라며 “정 후보자께서 빨리 결단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재차 요구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정 후보자 인선과 관련해 인사 부실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무적 판단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 2030(세대)의 공정이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의 방증이다. 2030(세대)이 정말 예민하게 생각하는 공정이슈를 조금 더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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