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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6 전투기 있었더라면…" 우크라이나 탑건의 탄식

절대적 약세 딛고 영공장악 막아냈지만 한계 다다라

"전투기 더 필요" 당부…서방은 확전 우려에 회의적

지난 2019년 2월 18일 인도에서 MiG 29기를 점검하고 있는 근로자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개전 후 50일이 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영공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탑건'에 대해 소개하면서 최신식 미사일을 탑재한 러시아 전투기와 맞서면서 러군의 영공 장악을 방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전투기들은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 영공에 들어왔지만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옛 소련 미그-29기를 이용한 게릴라 전술로 이들을 물리쳤다. 피해 규모도 러시아가 더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양국 군 손실을 추적하는 사이트 오릭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투기 20대와 헬기 32대를 잃은 데 반해 우크라이나는 각각 16대와 3대가 파괴됐다.

전투기의 경우 4대 차이에 불과하지만 성능·기능은 우크라이나가 크게 떨어진다. 그럼에도 이처럼 러시아의 피해가 더 큰 것은 우크라이나의 공군 '탑건'이 있기 때문이라고 더 타임스는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략적 항공여단 소속의 한 조종사는 "우리는 잘 훈련돼 있고 매우 의욕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경우 조기 경보 시스템이 있어 우리의 전투기가 출격할 때부터 보고 있다"며 "전방에는 지상 방공망을 배치해 매우 낮게 뜰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그 29기의 모습.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사전문가 올레그 즈다노프 예비역 대령은 "우크라이나 공군이 수적으로 절대적 열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효율적인 전투를 한다"며 "자산을 영리하게 사용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파일럿들이 훈련을 잘 받았다"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지역에서 펼쳐질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많은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전투기가 있다면 제공권을 장악하는 것은 물론, 지상전에서 장갑차 등을 호위하면서 유리하게 전투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즈다노프 예비역 대령도 "전투기와 방공시스템을 중소 사거리에 배치한다면 러시아군을 물리치고 육상에서의 승리도 가져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앞서 미국이 지난주 수송 헬기를 포함, 8억 달러(1조 원) 규모의 무기를 제공하겠다고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에 F-16 전투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서방은 회의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전투기 제공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확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가 자국이 보유한 미그-29기 전체를 지원하는 대신 그 공백을 미국의 구형 전투기로 채우겠다고 했다가 미국 국방부가 거절한 것도 같은 이유다.

게다가 F-16 전투기는 첨단 장비가 장착돼 있고 이전 미그-29기와 비교해 다른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별도의 훈련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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