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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비대면진료, 아직 갈 길 멀다

안경진 바이오부 기자





“KT가 국내 규제 장벽을 넘지 못해 베트남에서 원격의료 사업을 추진한다는 기사를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18일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 닥터나우 본사를 방문한 장예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청년소통태스트포스(TF) 단장은 “스타트업들이 규제 때문에 하루아침에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심경을 전했다. 원격의료 규제로 인해 국내 투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 기회를 빼앗길지 모르는 현실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1988년 시범사업을 시작하고도 30년 넘게 묶여 있던 원격의료의 빗장이 마침내 풀리는 분위기다. 2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시 도입된 비대면 진료를 경험한 국민들의 여론도 우호적이다. 다섯 살 난 자녀를 키우고 있는 지인은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아이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좀처럼 열이 떨어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비대면 진료가 아니었다면 긴 격리 기간을 어찌 버텼을지 끔찍하다”고 말했다.

원격의료를 결사 반대하던 의료계 내부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날 인수위와 비대면 진료 시연에 참여한 이욱 강남굿웰스병원 원장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제휴한 후 진료 수요가 늘어나면서 직원을 충원했다”며 “편리할 뿐만 아니라 매출 측면에서도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도화와 정식 허용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서비스에 만족감을 나타내는 이용자들 만큼이나 안전성과 개인 정보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약사 및 의사 단체와 합의점을 도출하고 비대면 진료 허용 범위와 관련 수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안도 마련돼야 한다. 실제 이날 간담회에서도 초진(첫 진료)부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는 업계의 의견과 재진부터 허용해야 한다는 의료 당국의 입장차가 불거지기도 했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일상회복과 함께 국민들의 의견을 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정책 마련 논의가 신속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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