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넷플릭스 등 거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의 각축전 속 장르에 특화된 중소형 OTT들도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 중이다. 대형 OTT들과 마찬가지로 중소형 OTT들도 자체 오리지널·IP 확보 및 2차 판권 사업 등으로 수익모델을 구축 중이다.
일본 드라마·예능 등을 합법적으로 수입해 광고 기반으로 무료 스트리밍(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하는 ‘도라마코리아’는 약 63만 명의 사이트 회원과 30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서비스다.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고독한 미식가’와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최근 유행 중인 BL(Boy's Love) 장르 등 국내 유통되는 일본 작품 50% 정도의 독점 판권을 보유했다. 고퀄리티의 자막과 화면 CG, 일본 현지와의 시차 없는 방송 등으로 호평받고 있다. 오유석 도라마코리아 대표는 “단순 방영권 수급이 아닌 한국 내 모든 저작권을 보유해 굿즈·NFT·리메이크 등 2차 판권 사업이 가능하다”며 “벤처캐피털(VC) 등 기관투자자와 시리즈A 유치를 협의 중이고, 일본 내 작품의 90% 이상을 독점으로 방영하고 예능·애니메이션 등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OTT 투자가 활발했던 최근 투자업계에서도 단순 구독자 모델로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오 대표는 “구독형 OTT는 수익 모델이 하나밖에 없다”며 “올해 들어 투자자들도 2차 판권을 운영해 비즈니스 모델을 여러 개 구현할 수 있는 회사들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웨이브·티빙 등 대형 OTT들도 구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작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고, IP 확보와 오리지널 제작에 힘을 쏟는 추세다.
리디에서 운영 중인 애니메이션 플랫폼 ‘라프텔’도 턴어라운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리디의 2021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라프텔은 16억 6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64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라프텔 서비스 이용자인 정 모(30)씨는 “합법적으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사이트 중 가장 간편하고 앱도 있으며, 가격도 1개월 만 원으로 괜찮은 수준”이라면서도 “검열이 지나치게 심하고, 별도로 추가 결제를 해야 하는 콘텐츠가 있다는 점이 불만”이라고 말했다.
라프텔은 리디와의 M&A 전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20억 원의 시리즈A를 유치한 바 있고, 모회사 리디는 지난 2월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1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라프텔은 이미 숏폼 형식의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 ‘슈퍼 시크릿’을 제작한 바 있고, 이후 리디의 웹툰·웹소설을 영상화 한 작품들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 다운로드 회수 300만 회를 넘은 리디의 글로벌 웹툰 서비스 ‘만타’와 함께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출신의 조성진 리디 CTO 영입도 플랫폼 간 협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여성 영화 전문 OTT이자 OTT 사회적기업 1호인 ‘퍼플레이’도 독점 작품과 오리지널로 활로를 개척 중이다. 총 330편의 영화를 제공 중이고, 90% 이상의 작품이 독점 상영작이다. 구독모델이 아닌 작품별 결제라는 방식을 채택했다. 임순례 감독 등 유명 여성감독들의 초기작과 이주영 등 인기배우의 영화 독점, 오리지널 영화 등 타 플랫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온라인 매거진·상영화·영화제 등 부대사업도 운영 중이다. 충성도가 높은 여성영화 관객층이 주요 고객층이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영화제나 축제를 개최하는 등 페스티벌 전문 OTT를 구상 중이기도 하다. 조일지 퍼플레이 대표이사는 “남성 회원 비율이 45%로 다양한 분들이 찾는 중”이라며 “자본력 문제로 힘들고 투자를 받아야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스포츠 전문 OTT인 스포티비 나우의 운영 법인 커넥티비티는 2021년 218억 원의 매출과 4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선택사항으로 구독권 제휴를 실시하는 등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 주력 콘텐츠인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중계권은 다음 시즌부터 세 시즌 간 모회사가 확보한 상태다. 최근 CJ ENM에서 채널 신설 등 스포츠 전략을 강화하며 스포티비의 독점 콘텐츠이자 주력 콘텐츠였던 종합격투기 UFC의 중계권을 가져가고, UEFA 챔피언스 리그 등의 중계권 또한 확보하려 한다는 소문이 있는 등 콘텐츠 확보 측면에서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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