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일 정의용 외교부·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차례로 만나고 한미 양국이 북한 도발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정 장관을 접견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현 정부 임기 동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소통이 이뤄졌음을 평가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지속적 진전을 통해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최근 엄중한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서는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이 추가 상황 악화 조치를 자제하고 대화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공감을 표하고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미국은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는 입장임을 재확인했다. 이후 김 대표는 통일부 청사를 방문해 이 장관과도 면담하고 최근 한반도 정세에 관한 인식을 공유하고 안정적 관리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김 대표에게 “정부 교체기에도 양국의 긴밀한 정책 공조를 이어나가야 한다”며 “양국이 함께 북한이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외교적 해법의 길로 나오도록 지속해 모색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 장관에게 그간의 협력에 감사를 표했으며 “한미 간 긴밀한 조율과 소통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한편 대북 관여를 위한 대화와 외교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영준 통일부 차관과도 회동하고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양측의 정책 공조를 지속할 계획을 확인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한 데 이어 16일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해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또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앞두고는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됐으며 다음 달 윤석열 정부 출범을 전후로 소형 핵탄두 실험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침 김 대표가 서울에 와있어서 이런 북한의 위협에 대해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후보자와 김 대표는 20일 오전에 회동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다음 달 20~21일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논의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22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며 현 정부 관계자 외에도 새 정부 인사들을 두루 만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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