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제 학교의 명칭 변경을 강요함에 따라 450년 역사의 영국 사립 학교인 ‘해로(Harrow) 스쿨’도 중국에서 이름을 바꾸게 됐다.
20일 중국 텅쉰왕 등에 따르면 베이징에 위치한 ‘해로 베이징 국제학교(Harrow internationa school Beijing)’는 교육부의 정책 지침에 따라 지난 18일부터 ‘베이징 차오양구 리더(?德) 학교’로 교명을 변경한다고 학부모들에게 이메일로 알렸다.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인 '학교명 변경이 학교에 영향을 미칠까'라는 질문에 대해 학교 측은 "교명 변경이 학교 운영과 학생들의 캠퍼스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이름 변경 이유에 대해 학교측은 “중국의 모든 사립학교는 더 이상 외국 교육기관의 고유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교육부의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메일에 언급된 교육부 지시는 지난해 5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등이 발행한 ‘사립의무교육 발전에 관한 규제’에다. 여기에는 "사립 의무 교육 학교의 이름이 법률, 규정, 관련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구체적으로 ‘외국 교육기관의 명칭으로 기재하지 말라’고 나와 있다. 더불어 학교 이름에 중국, 중화, 전국, 국제, 세계, 글로벌 등의 명칭은 붙일 수 없다. 외국어 단어, 외국 이름, 외국 지명도 포함해선 안된다.
해로 베이징 국제학교도 외국 교육기관 명칭인 ‘해로’를 사용할 수 없게 돼 이름을 바꾸게 됐다. 앞서 베이징에선 ‘칭화부중국제학교’가 ‘칭선(?森)학교’로 처음 명칭을 변경했다. ‘국제’라는 단어를 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이와 관련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학교측은 정부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해로 스쿨은 영국 런던에 있는 사립학교로, 1572년 엘리자베스 1세 시절 설립됐다. 해로 베이징 국제학교는 2005년 세워졌으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개설돼 있다. 고3 기준으로 연간 등록금만 28만3000위안(약 5460만원)에 달하는 명문 사립학교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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