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해 1조 원이 넘는 보수를 챙긴 최고경영자(CEO)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 시간) 미국 광고 기술 업체 트레이드데스크의 제프 그린(사진) CEO가 지난해 연봉과 상여금·인센티브를 포함해 총 8억 3500만 달러(약 1조 350억 원)의 ‘보수 패키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보수가 공개된 358곳의 CEO 가운데 가장 높다. 그의 보수는 지난해 5억 5964만 달러(약 6900억 원)를 받은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조지프 배 CEO, 2억 달러대(약 2460억 원)를 챙긴 비디오 게임사 로블록스의 데이비드 바스주키 CEO 등 다른 고액 연봉 경영진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WSJ는 전했다.
그린 CEO의 보수는 대부분 스톡옵션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 주가가 스톡옵션 행사 기준 이상으로 오르지 않으면 현금을 손에 쥐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는 올 1월 트레이드데스크의 주가가 1차 목표가인 90달러를 넘긴 후 총 240만 주에 대한 옵션 행사 권리를 확보한 바 있다. 남은 스톡옵션 행사 가능 주가 범위도 최저 115달러에서 최고 340달러다. 이날 트레이드데스크의 종가가 66달러대임을 감안하면 주가가 5배 뛰어야 스톡옵션 권리 전체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레이드데스크의 주요 투자자들이 그린 CEO의 보수가 그의 경영 성과에 상응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레이드데스크는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인 그가 2009년 공동 창업한 회사로 2016년 나스닥에 상장된 후 주가가 3500% 이상 오르기도 했다.
일부 주주 사이에서는 경영진에게만 과도한 보수를 챙겨준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미국 CEO들의 지난해 급여 중간값은 직원보다 168배가량 높은 수준으로 집계되는 등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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