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21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의 춘계 예대제 첫날인 이날 ‘마사카키’로 불리는 공물을 본인의 이름으로 제단에 바쳤다. 마사카키는 비쭈기나무 화분을 말한다. 기시다 총리는 앞서 지난해 10월 총리 취임 직후 추계 예대제 때도 공물을 봉납한 바 있다. 다만 그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직접 참배는 하지 않았다. 기시다의 전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재임 중 태평양전쟁 종전일과 춘계 및 추계 예대제 때 직접 참배 대신 공물 봉납을 선택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마지막이었다. 아베 전 총리는 2차 집권기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재임 중 공물만 봉납하다 퇴임 후에는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15일)과 춘계 및 추계 예대제 때 매번 참배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에도 참배했다.
이날 현직 각료 가운데는 고토 시게유키 후생노동상이 마사카키를 봉납했고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직접 참배했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22일 일제히 참배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본이 일으킨 수많은 국제 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 명의 영령을 제사하는 시설이다. 이 중 90%에 가까운 213만 3000위는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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