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미국 내 주택 매매가격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급등으로 수요가 일부 줄었음에도 시장에서 매물이 더 빠르게 소진되며 집값이 올랐다.
WSJ에 따르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는 3월 미국의 주택 중위가격이 37만 5300달러(약 4억 6413만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주택시장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수요가 늘었다. 초저금리 기조를 등에 업은 수요자들이 적극적인 구매에 나서면서 집값은 최근 잇따라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거래량은 3월 들어 전월 대비 2.7% 줄며 다소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미국 대형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금이 집을 사기에 좋은 시기라고 응답한 소비자의 비중은 24%로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아 있던 201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로런스 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5%를 넘기면서 그동안 급증하던 거래량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진정되고 있다"며 "올해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10%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지 전문가들은 가격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봤다. 수요보다 공급이 더 줄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에 따르면 3월 미국의 기존 주택 매물 수는 95만 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9.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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