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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텍사스 초토화 위력' ICBM 힘자랑…美는 코인 채굴업체도 첫 제재

■ 러 '사르마트' 시험발사 성공

TV연설서 "적들 다시 생각하게 할 것"

서방 강력한 경제제재에 핵도발 위협

나토 가입 추진 핀란드에 '경고메시지'

美 재무부, 채굴업체도 대상 첫 포함

'러시아 돈줄 말리기' 추가 제재 나서

G20 러 발언에 옐런 등 대거 퇴장

평화협상안 “줬다” “못봐” 논란도

20일(현지 시간) 러시아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8 사르마트가 시험 발사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텍사스주를 통째로 날릴 만한 위력을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다. 서방의 경제 제재,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한 경고 메시지다. 동시에 미국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암호화폐 채굴 업체까지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등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경제·군사 분야를 막론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후 3시 12분(한국 시각 오후 9시 12분)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RS-28 ‘사르마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시험용 탄두는 캄차카반도의 예정된 지역에 명중했다”며 “올가을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발사 성공을 선전했다. 그는 TV연설에서 “이 무기는 모든 현대 미사일 방어 체계를 뚫을 수 있다”며 “위협으로부터 러시아의 안보를 확실히 보장해 적들을 다시 생각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 사거리가 1만 8000㎞인 사르마트는 메가톤(TNT 폭발력 100만톤)급 독립목표재돌입(핵)탄두(MIRV)를 15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오브젝트 4202’로 불리는 신형 극초음속(HGV·음속의 5배 이상) 탄두 탑재도 가능하다. 지구상 어느 곳이든 한 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는 HGV는 미사일에서 분리된 뒤에도 자체 경로를 따라 비행하도록 설계돼 있다. 사르마트에 장착된 핵탄두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2000배 큰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사르마트 1기로 프랑스 전체나 미국 텍사스주 정도의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미사일 개발을 2018년 완료하고도 지금까지 시험 발사를 미뤄왔지만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시험을 단행했다”고 짚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시험 발사는 통상적인 일로 놀랄 게 없다”며 “미국이나 동맹국에 위협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깎아내렸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시험 발사를 사전에 통보받았다.



힘자랑에 나선 러시아는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핀란드에도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핀란드 의회가 나토 가입 신청 여부에 대한 토론을 시작하기 하루 전인 20일 러시아 국방부는 “올해 500대 이상의 고성능 무기 체계가 북방함대에 배치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서방은 러시아의 숨통을 계속 죄고 있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 일대에서 활동하는 암호화폐 채굴 업체 비트리버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하며 러시아 돈줄 말리기에 나섰다. 전쟁 이후 암호화폐 채굴 업체가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미 재무부는 이외에도 러시아 민영은행 트란스카피탈방크와 러시아 재벌 콘스탄틴 말로페예프 일가 및 관련자 40여 명, 관련 기업을 제재 명단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240억 달러(약 29조 7000억 원)의 추가 경제지원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국중앙은행(BOE) 총재, 크리스티나 프릴랜드 캐나다 재무장관 등이 러시아 측의 발언이 시작되자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일본·이탈리아·독일 재무장관 등은 자리를 지켰다.

평화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가 20일 “협상안을 15일 우크라이나에 넘겼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고 지적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관련 서류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악어에게 다리를 물린 상황에서 악어와 협상하는 게 우크라이나가 처한 어려움”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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